“우리 떨고 있니?”…중일 합작 조선소 출범에 한국 조선 긴장
합작사 YAMIC 설립…가격경쟁력··기술력까지 역량 확대
LNG선 건조 능력 향상 집중…발주시장 입지 축소 우려 고조
2019-08-25 06:00:00 2019-08-25 06:00:00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국내 조선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이 합작한 조선소가 출범했기 때문이다. 이 합작 조선소는 가격경쟁력은 물론 기술력까지 갖춘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업계에 끼칠 타격 여부에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반면 한국 조선업체들의 기술력이 뛰어나 당장 큰 타격은 없을 것이란 의견도 나오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본 미쓰이E&S조선과 중국 양자강조선의 합작 조선소 ‘YAMIC(Jiangsu Yangzi-Mitsui Shipbuilding Co., Ltd)’가 최근 현판식을 갖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YAMIC는 미쓰이E&S조선, 일본 종합상사 미쓰이물산(Mitsui&Co), 양자강조선이 총 2억9970만달러(3600억원)를 투자해 부지 100만㎡, 생산공장 20만㎡, 600톤급 갠트리 크레인 등의 제원으로 건립됐다. 현판식에서 송수명(Song Shu Ming) YAMIC 사장은 "세계 최고의 조선소를 만들겠다"라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양자강조선, 미쓰이물산, 미쓰이E&S조선의 합작 투자 계약 모습. 사진/양자강조선 홈페이지
 
이들은 가격경쟁력에 건조 기술력까지 더해 발주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구상이다. YAMIC는 이미 캄사르막스(8만2000톤) 벌크선 건조를 시작했으며 향후 MR탱커, 중형 액화천연가스(LNG)선 등으로 건조 능력을 확대할 전략이다. 오는 2023년에는 2~4만m³급 중형 LNG선,  2026년 18만㎡급 대형 LNG선 건조가 YAMIC의 최종 목표다. 
 
이처럼 YAMIC가 LNG선 건조 능력 향상에 적극적인 것은 LNG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현지 업계는 중국의 LNG 수요가 향후 10년간 2.5~3배 가량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자국에 필요한 LNG를 자국 조선소에 건조한 LNG선으로 운반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일본도 이틈을 노려 원가 절감과 중국 발주시장 점유율을 높이려는 전략이다. 일본은 LNG선 건조경험은 있으나 인력난을 겪고 있고 중국은 가격경쟁력에서 앞선 반면 LNG선 건조 기술력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합작조선소를 통해 중국은 기술력을 끌어올리고 일본은 인력난과 원가 부담을 낮출 수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조선업계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중국은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한국보다 많은 일감을 확보하고 있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중국 조선업계 수주량은 474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로, 374만CGT인 한국보다 많다. 이러한 상황에서 양국 조선소가 협업해 시너지 효과를 낸다면 국내 조선업계의 발주시장 입지는 좁아질 수 밖에 없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워낙 가격경쟁력에서 앞서고 있는 가운데 일본 조선사와의 합작 조선소를 세우면 조선소 운영비용은 더욱 낮아질 것"이라면서 "업계는 긴장 할 수 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합작사가 운영된지 얼마 안된 만큼 당장 부정적인 영향은 없을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가격경쟁력, 일본은 기술력에서 앞선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지만, 중국이나 일본이 한국 조선업계 기술력을 못따라온 상황에서 합작조선소가 건조능력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라고 강조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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