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목감기, 붓기 가라앉히는 덴 찬 음식이 답?
소화기 약한 경우 오히려 회복 방해…과일즙·도라지·박하차 등 도움
2019-08-20 06:00:00 2019-08-20 06:00:00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한여름 무더위에 에어컨 사용이 늘면서 여름 감기에 걸리는 경우가 많다. 특히 냉방기가 가동 중인 실내에 오래 있다 보니 건조하고 차가운 공기로 인해 호흡기 면역력이 약해져 걸리기 쉬운 것이 여름철 목감기다. 초기에는 목이 간질간질하다가 목에 통증이 오면서 감기 증상이 동반된다. 콧물, 기침과 같은 일반적인 감기 증상과 함께 목에 염증이 심한 경우엔 음식을 삼키기 어려울 정도로 통증이 심해 아이들은 더욱 힘들어 한다. 이처럼 목감기에 걸리면 목의 붓기를 가라앉히기 위해 찬 음식을 섭취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오히려 회복에 방해가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장선영 왕십리 함소아한의원 대표원장은 "목이 아파서 아이가 음식을 잘 못 먹으니 부모들은 걱정이 돼 차가운 음료수, 아이스크림, 팥빙수 등을 주기도 하는데, 평상시 소화기가 약한 아이들의 경우 이러한 찬 음식의 과다한 섭취는 감기회복을 더디게 한다"라고 말했다.
 
음식 섭취를 통해 목감기를 관리하기 위해선 열로 인해 편도가 심하게 붓고 인후통이 심해 삼키기 힘든 경우에는 탈수방지와 영양보충을 위해 수박, 복숭아, 포도 같은 천연 과일즙(주스)이나 요구르트 또는 박하차, 도라지차 같은 목에 좋은 한방차를 먹이는 것이 좋다. 해당 음료들을 냉장고에 넣어두었다가 실온에 15분정도 꺼내어 냉기를 조금 뺀 후에 먹이도록 한다. 다만 평소에 변이 묽거나 위장기능이 약한 아이들은 차가운 것을 많이 먹으면 복통, 설사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도라지는 목에 좋은 대표적인 약재로 한방에서 길경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도라지는 열을 식혀주고 가래 배출을 도와준다. 사포닌이 많이 함유돼 있어 전반적인 호흡기 면역력을 올려주는데 효과가 있다. 먹기 쉽게 도라지청을 아이용 배즙 제품이나 음료수에 소량을 섞어 마시게 해도 좋다. 도라지 정과를 잘게 썰어 간식이나 반찬 만들 때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민트로 알려져 있는 박하는 동의보감에서 상초의 열을 내려주는데 효과적이라고 언급돼 있다. '멘톨' 성분이 주는 차갑고 매운맛은 편도염과 인후염 증상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간편한 섭취를 위해 티백 제품을 사용하는 것 역시 도움이 된다.
 
콩나물은 비타민C와 아스파라긴산이 풍부해 피로회복에 좋다. 한방에서 총백이라 불리는 파뿌리는 몸속의 한기를 몰아내 주는 효능을 가지고 있어 초기감기 약재로 많이 쓰인다. 파뿌리와 콩나물을 같이 맑게 끓여 시원하게 만들어주면 아이들도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다. 또 생강청, 유자청, 모과청 등을 너무 달지 않게 물에 타주는 것도 좋다.
 
상태가 조금 호전되면 미지근한 물을 수시로 마실 수 있게 한다. 물의 온도도 중요하지만 물 섭취량을 늘리는 게 빠른 회복을 위해서 더 중요하다. 물을 마실 때에는 한 번에 벌컥벌컥 들이키지 말고 조금씩 자주 마시는 것이 흡수에 더 효과적이다. 소아 수분 섭취 권장량은 만 1~2세 아이의 경우 하루 1100ml, 3~5세 아이는 1500ml, 6~11세는 1600,~1900ml, 12세 부터는 2L 이상이다.
 
감기의 빠른 회복을 위해서는 잘 먹는 것만큼 잘 쉬는 것도 중요하다. 미음이나 죽 같은 부드럽고 소화 잘되는 음식을 먹이고 상황이 된다면 어린이집, 유치원도 당분간 쉬는 게 좋다. 집에서 충분한 수면과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하고 아이가 답답해한다면 집 앞 놀이터에서 잠깐 노는 정도는 괜찮지만 키즈카페 등에서 장시간 심하게 노는 것은 체력적으로 부담될 수 있으므로 피하도록 한다. TV나 스마트폰과 같은 스크린 노출 빈도도 줄여주고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잠자리에 들게 한다.
 
장선영 원장은 "요즘은 미세먼지의 영향으로 아이들이 목 불편함을 자주 느끼는데 평소 미지근한 물이나 따뜻한 차를 마시면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고 목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목감기 걸린 아이들의 붓기를 가라앉히기 위해 무작정 찬 음식을 주면 오히려 회복에 방해될 수 있다. 사진/함소아한의원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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