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스마트홈 생태계의 일원으로 안착하기 위해 가구업계가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이 가구에도 접목되면서 스마트 가구가 업계의 대세로 발돋움한 까닭이다. 가전·통신·포털 등 관련 업계와의 협업을 논의하기 위한 장도 꾸준히 열리고 있다.
8일 한샘은 '블랙 앤 화이트' 인테리어 콘셉에 IoT 기술을 담은 부엌 신제품 '유로6000 시그니처'를 출시했다. 세련된 디자인과 함께 이 제품의 특징으로 눈길을 끄는 것은 'IoT TV장' 등 다양한 모듈을 조합해 부엌을 구성할 수 있다는 점이다. IoT TV는 구글의 AI 스피커 '구글 홈 미니'와 연결해 요리 중 손을 사용하기 힘든 상황에서도 음성 명령만으로 유튜브에서 레시피 영상을 찾아볼 수 있다.
한샘은 8일 '블랙 앤 화이트' 인테리어 콘셉트에 IoT 기술을 담은 부엌 신제품 '유로6000 시그니처'를 출시했다. 사진/한샘
이처럼 최근 가구업계에서는 신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일명 '모션베드'라 불리는 리클라이너침대다. 현재 한샘, 체리쉬, 일룸, 에몬스 등 대부분의 가구 업체가 모션베드를 판매하고 있는데, 단순히 매트리스 등받이를 세웠다 눕혔다 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침대 스스로 이용자의 상태를 파악해 사용 환경을 조절한다. AI 스피커 등과 연동해 음성으로 조작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침대에 부착된 센서가 사용자의 수면 여부 등을 판단해 매트리스의 각도를 알아서 맞추는 기능까지 갖췄다. 침대 헤드 혹은 방 안의 조명까지도 자동으로 조절된다. 에몬스는 지난 2016년 선보인 '매직 미러'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스마트 미러'를 준비 중이다. 모공, 피부결 측정 등 전문 매장에서만 가능했던 피부 측정을 집에서 매일 할 수 있다는 콘셉트로 ICT 기술의 고도화가 이를 이끌었다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가구업계가 스마트 가전에 주력하고 있는 이유는 스마트홈 시대의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다. 한국스마트홈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의 스마트홈 시장 규모는 지난 2017년 기준 15조원으로 연평균 9.4%의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2025년에는 31조원까지 시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영식 한샘 사장은 지난달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스마트홈은 어느 회사든 미래의 산업을 발전시키려는 격전의 장이 될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그는 "아직은 스마트홈에 대한 명확한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고객에게 필요한 시나리오를 만들기 위한 연구를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업계간 합종연횡도 활발하다. 업계 선두주자 격인 한샘은 삼성전자, LH공사, SH공사, KT, 시공테크, 코맥스, 코콤 등과 스마트 인테리어 포럼을 구성해 활동하고 있다. 통신사, 인테리어 전문 업체, 소프트웨어 업체, 가전 제조사 등이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시도다. 누구나 참여해 스마트 인테리어 실험을 할 수 있는 '스마트 플러스 인테리어 뮤지엄' 설립, 최소 1000억원 규모의 중소기업 투자 펀드 조성 등을 추진 중이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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