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트리피케이션, 브랜드 자산 공동체 관리로 해결해야
경기연구원 '지역 자산의 공유재화' 보고서 발표
2019-05-26 13:31:17 2019-05-26 13:31:17
[뉴스토마토 조문식 기자] 임대료가 오르면서 원주민이 바깥으로 내몰리는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방지를 위해서는 지역공동체가 만들어내는 브랜드 자산을 공동체가 관리하는 공유재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경기연구원은 26일 젠트리피케이션의 현황과 원인을 진단하고, 지역브랜드 자산의 공유재화를 통한 젠트리피케이션 해법을 제시한 ‘지역 자산의 공유재화’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부산 감천문화마을 △전주 한옥마을 △서울 홍대 등 소위 ‘뜨는 동네’로 알려진 곳들에서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사람이 붐비고 골목 상권이 확장되는 과정에서 임대료가 상승함에 따라 기존 주민과 상인들이 내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을 통한 임차인 권리 보호 강화를 비롯해 건물주·상인·지자체 간 상생협약 체결, 지구단위계획 수립 등 다양한 젠트리피케이션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토지나 건물에 대한 사적 소유권을 강하게 보장하는 현행법체계에서는 문제 해결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젠트리피케이션 지역에서 주민과 상인들이 내몰리는 이유는 지역 활성화에 따라 자산 가치가 상승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주민과 상인, 문화예술인들이 합심해 도시재생을 성공시키면 지역이 가진 매력과 상징성이 지역브랜드가 돼 유무형의 자산 가치가 상승하게 된다. 문제는 유무형의 자산 가치 상승분이 구성원에게 공정하게 분배되지 않고 건물주나 일부 상업자본의 이익으로 부당하게 귀속된다는 점이다. 부동산 소유주는 토지나 건물 가격 상승으로 인한 이익을 모두 가져가는 반면, 자산 가치 상승에 기여한 구성원인 세입자나 임차상인들은 내몰리고 있다.
 
이정훈 선임연구위원은 “지역 차원에서 지역브랜드 자산 가치 상승에 따른 이익을 건물주뿐만 아니라 그에 기여한 지역주민이 함께 향유하는 제도를 만든다면 젠트리피케이션 방지에 기여할 수 있다”며 “지역 주민이나 공공의 기여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지역사회 공동의 자산, 특히 지역브랜드 자산을 공유재로 제도화해 관리하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지역브랜드 자산의 공유재화를 위한 방안으로는 △지역 주민과 정부, 기업 등이 참여하는 ‘지역 자산 관리 조직’ 운영 △지역브랜드 가치 상승분의 일정 비율을 적립해 ‘지역 공유자산 기금’ 마련 △공유재를 위한 기여에 대한 보상으로서 지역화폐에 기반한 ‘공동체 참여 소득’ 지급 △공동체 경제활성화를 위한 ‘지역브랜드 마케팅’ 촉진 등이 제안됐다.
 
지난 15일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 상가 모습. 사진/뉴시스
 
조문식 기자 journalma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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