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서울시의 도시정비구역 지정 직권 해제에 대법원이 제동을 걸면서 건설업계의 먹거리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해외건설, 재개발 등 수주거리가 갈수록 부족해지는 가운데 일감 회복에 도움을 주는 소식이다.
지난 2015년 서울시가 정비구역 지정을 직권해제한 공덕 18구역 모습. 사진/뉴시스
29일 한 건설사 관계자는 "사직2구역에 관한 대법원 판결로 정비구역 직권 해제가 위법이 되면서 비슷한 소송전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며 "먹거리가 부족한 상황에서 새로운 사업을 확보할 수 있는 가능성이 조금은 열린 셈"이라고 언급했다. 다른 관계자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건설사들이 이번 판결에 관심을 갖는 것은 앞으로도 유사한 소송전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지난 2017년 사직2구역을 역사, 문화적 가치 보존을 이유로 정비구역에서 직권해제했지만 대법원은 25일 해제 사유가 타당하지 않다며 무표 판결을 내렸다. 현재 서울시 내 비슷한 이유로 정비구역 지정이 취소된 곳은 옥인1구역, 충신1구역 등이 있다.
최근 건설업계의 분위기가 암울한 점도 판결에 관한 관심을 키운다. 건설업계는 먹거리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국내에선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등으로 재건축 추진이 어려워지고 주요 재건축 단지에 서울시 인허가도 늦어지는 상황이다.
해외 실적도 부진하다. 29일 기준 올해 해외건설 수주금액은 70억 달러(약 8조1000억원)에 그친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 감소한 수치다.
다만 정비구역 지정이 직권해제된 지역에서 사업의 현실가능성이 있느냐는 우려도 공존한다. 정비구역에서 해제되면서 신축 주택이 들어서 사업 추진이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주거리가 생기는 건 반갑지만 추진 상황을 보고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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