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수입 맥주가 국내 유통 채널을 늘리기 위해 신제품 공세에 나섰다. 이에 국내 맥주도 신제품으로 응수하면서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주세법 이슈로 시장에 변화가 생길 조짐이라 사전에 유통 채널 입지를 굳히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올 여름 성수기 마케팅의 승자가 시장에서 최종 승자가 될 수 있는 중요한 분기점으로 치닫고 있다.
25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지난 21일 홍천공장에서 '테라' 출고를 개시했다. '테라'는 첫 출고 이후 현재 전국 대형마트, 편의점 등 가정 채널과 음식점, 유흥업소 등 유흥 채널에서 동시에 판매되고 있다. 제품의 출고가격은 355㎖ 캔이 1238.95원, 500㎖ 병이 1146.66원으로 하이트진로의 기존 주력 제품인 '하이트'와 같다.
'테라'는 하이트진로가 지난 2013년 '퀸즈에일' 이후 6년 만에 선보이는 맥주다. 같은 라거 계열의 맥주로는 2010년 '드라이피니시d' 이후 9년 만이다. 하이트진로는 국산 맥주 1위 브랜드인 '카스'와 수입 맥주에 대응하고, 그동안 침체에 빠진 맥주 사업을 견인할 제품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목표로는 두 자릿수의 시장점유율을 잡았다.
하이트진로는 '청정 라거'란 콘셉트로 출시 전부터 TV 광고를 통한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제품 마케팅에서는 호주 골든트라이앵글 지역의 맥아,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탄산 등 원료와 공법의 차별화를 강조한다. 하이트진로는 유흥 채널을 중점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국내에 출시된 레귤러 라거 맥주 중 처음으로 병맥주 색상을 그린으로 적용하고, 병 어깨 부분에 토네이도 모양의 이색적인 양음각 패턴도 적용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정 채널을 중심으로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가 수입 맥주를 선호하는 추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유흥 채널에서 탄탄한 기반을 쌓아 온 국산 맥주가 신제품 출시로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국산 맥주는 맛이 없다'는 편견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면 업계 전반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버드와이저는 유흥 채널을 강화하기 위해 다음 달부터 500㎖ 병 제품을 공급한다. 버드와이저가 국내 진출 이후 500㎖ 병 제품을 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수입 맥주 전문점에서 355㎖를 판매해 온 버드와이저는 일반 음식점에서도 '카스', '하이트' 등과 비교해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해 500㎖도 출시했다. 버드와이저와 같은 AB인베브 계열사인 오비맥주는 광주공장에서 355㎖에 이어 500㎖도 생산한다.
이 제품은 쌀 함량이 높은 라거 맥주로 오랜 발효 시간과 양조 과정을 거쳐 부드럽고 깔끔한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너도밤나무 조각을 활용한 숙성 방법인 비치우드 에이징과 자연 탄산 제조 방법인 크로이센 발효 공정을 적용했다. 종이 라벨 대신 특수재질 라벨로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강조한 패키지 디자인도 전 세계적으로 한국에서 처음 선보인다.
칭따오는 이달 중순 '칭따오 퓨어 드래프트(생)' 500㎖ 캔과 640㎖ 병을 출시했다. 이번 제품은 일반적인 제조 방식과 달리 비열 처리로 맥주 본연의 맛은 살리고, 멤브레인 여과 기술로 불순물을 제거해 생맥주의 신선함과 부드러움을 보존하도록 했다.
기존에 음식점, 대형마트에서 판매된 '칭따오 순생'을 리뉴얼한 것으로 이번에 캔 제품을 추가해 편의점으로 채널을 확대했다. 수입업체 비어케이는 주력 제품인 '칭따오 오리지널' 외에도 지난해 3월 '칭따오 위트비어', '칭따오 스타우드' 등 프리미엄 맥주를 추가해 제품군을 확장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맥주 시장은 여전히 유흥 채널의 비중이 높은 상황이지만, 이른바 '혼술', '소확행' 등 사회적 트렌드와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등으로 가정 채널 소비가 점차 늘고 있다"라며 "그중에서도 편의점은 소비자가 가장 쉽게 찾을 수 있고, 더 다양한 제품을 선택할 수 있는 채널"이라고 설명했다.
13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모델들이 하이트진로의 신제품 청정라거 '테라'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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