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주행부터 긴급 상황까지…자율주행차 테스트베드 '케이-시티'
11만평 규모 국내 최대…전 세계 최초 ‘5G' 적용
2018-12-10 15:00:00 2018-12-10 15:23:13
[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앞당길 국내 첫 테스트베드가 모습을 드러냈다.
 
국토교통부는 10일 경기 화성시 송산면에 위치한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케이-시티’(K-City) 준공식을 개최했다. 자동차안전연구원 주행시험장 내 32만㎡(11만평) 규모로 조성된 케이-시티에서는 자율주행차 운행 시 실제 도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수많은 경우의 수를 사전 점검할 수 있다. 
 
특히 케이-시티에는 자율주행차 상용화에 핵심 조건으로 평가받는 5G 통신망을 전 세계 최초로 적용했다. 자율주행차는 외부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변수를 빠르게 처리하고, 선행·후행 차량 간의 정보교환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5G 통신망은 자율주행차 있어 ‘뼈대’로 불릴 만큼 중요한 요소다.
 
현재 케이-시티에는 1단계로 ▲고속도로(요금소, 나들목) ▲도심(신호교차로, 횡단보도) ▲교외(터널, 가로수, 철도건널목) ▲주차장 ▲어린이 보호구역 등 총 35종의 실험환경이 구축돼 있다. 이날 케이-시티에서는 준공식에 앞서 각각의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시연 행사가 열렸다.
 
첫 번째로 자율주행 시험 시 사용하는 로봇 차량 주행이 진행됐다. 로봇 차량에는 사람이 타지 않아도 가속, 조향, 제동장치 조종기능이 탑재돼 있어서 정해진 경로와 속도를 통제할 수 있다. 동일한 환경에서 실험을 반복해 데이터를 축적하는 자율주행차 실험 특성상 사람이 같은 환경을 만들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터널을 빠져나온 자율주행차량(왼쪽)이 앞서 정차한 차량을 발견하고 멈춰 섰다. 사진/조용훈 기자
 
또 자율주행차와의 충돌 시 발생하는 외부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차량 전체를 스티로폼으로 제작했다. 차량 하부는 기존 철재 프레임을 이용하고 그 위에 실제 차량 크기의 스티로폼 조형물을 얹혀 자율주행차의 피해를 최소화했다.
 
이어서 진행된 차대차 추돌 사고에서는 자율주행차가 앞에 정차한 차량을 확인하고 급제동하는 상황에서 연출됐다. 실제로 시속 45㎞로 주행 중이던 자율주행차는 앞선 차량을 발견하고 비상 자동 제동장치를 작동시켜 7m 앞에서 멈춰 섰다.
 
마지막으로 진행된 보행자 인식실험에서는 자율주행차의 반응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실험에서는 약 1m 크기의 어린이 보행자 더미가 활용됐다. 갓길에 세워진 어린이통학 버스 뒤편으로 더미가 튀어나오자 자율주행차는 이내 멈춰섰다. 이후 보행자 더미가 도로를 건너고 나서야 주행을 이어갔다. 최정단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현재 기술 수준에 대해 “강아지나 고양이 같은 작은 크기의 더미에도 반응할 수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스쿨존을 주행하던 자율주행차량이 어린이 보행자 더미를 발견하고 급정차 후 대기하고 있다. 사진/조용훈 기자
 
교통안전공단은 케이-시티를 통해 오는 2020년 자율주행차 레벨3 상용화 진입을 이루겠다는 목표다. 레벨 3단계는 자동차전용도로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한 수준이다. 나아가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과의 기술격차를 좁히기 위해 자율주행차를 연구하는 국내 중소기업, 스타트업, 대학 등에 케이-시티를 전면 개방한다. 권병윤 교통안전공단 이사장은 “통신과 교통시설이 선진화된 국내 환경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외국보다 부족한 실증 데이터를 빠르게 축적해 나가겠다”며 “케이-시티를 자율주행차 공동 기술개발 터전으로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화성=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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