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서울 강남권의 아파트 하락세가 강북까지 전이됐다. 강남4구(강남·송파·서초·강동)를 중심으로 서울 아파트값이 4주째 하락을 이어가며 노원 등 강북권으로 내림세가 확대되고 있다. 9·13 대책을 시행한 지 100일 앞두고 정책 효과가 두드러지면서 당분간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의 아파트 모습. 사진/뉴시스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달 첫째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주 대비 0.03% 하락했다. 지난주에 이어 강남4구가 내림세를 이끌었다. 송파구는 전주에 비해서 0.16% 하락해 가장 많이 아파트값이 떨어졌고 강동와 강남은 각각 -0.10%, 0.04% 떨어져 뒤를 이었다.
무엇보다 한강변에 이어 강북권으로 아파트 가격 하락세가 확대되는 양상이다. 한강변에 위치한 아파트를 중심으로 영등포와 동작은 전주 대비 각각 0.03%, 0.02% 하락했고, 강북권인 노원은 67주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돼 0.01%의 하락률을 보였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서울 전역의 아파트들이 본격적인 하락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한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절반 이상인 17개 지역의 아파트값이 하락하거나 보합권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아파트 가격의 침체는 정부가 9·13 대책 등을 통해 다주택자의 대출 규제와 종합부동산세를 강화한 게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금리 인상이 시행되고 겨울철 비수기가 겹치면서 하락세가 완연해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임병철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9·13 대책 이후 관망세가 이어지면서 서울 아파트값이 4주 연속 하락했고 하락 지역도 확대되는 양상"이라며 "보유세 인상, 수도권 3기 신도시 지역 발표 등도 예정돼 당분간 약세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박인호 숭실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9·13 대책 중에서도 대출 규제가 가격 하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며 "종부세 등 각종 세금에 대한 부분과 금리 인상이 앞으로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선 국회에서 최근 조정지역 내 2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부담 상한을 300%에서 200%로 완화하기로 합의하면서 내림세가 제한적일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교수는 "300%에 적용을 받는 사람들은 실제 가격이 많이 오른 강남 지역“이라며 ”강남 쪽 수요는 약간 살아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실제 종부세를 부담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기 때문에 강남 이외의 지역에서는 결정적으로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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