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주류업계가 침체기인 가운데 프리미엄 소주가 소리없는 강자로 자리매김 중이다.
참이슬·처음처럼 등 '희석식 소주'가 주를 이루는 소주 시장에 증류식 소주 등 프리미엄 소주가 빠르게 성장하며 무시할 수 없는 카테고리가 되고 있다.
특히 시장 초기 고령 위주였던 음용층도 최근 일본식 주점 등을 중심으로 젊은층으로 확장되며 수요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프리미엄 소주 시장 규모는 2015년 70억원에서 지난해 약 100억원까지 성장했다. 전체 소주 시장 규모(2조원)에 비하면 낮은 비중이지만, 원액의 숙성과정과 품질 유지를 위한 제조 과정상 소량 한정 생산이 체계인 점을 감안하면 단연 돋보이는 성장세다.
이 시장에는 하이트진로의 '일품진로', 광주요그룹의 '화요', 롯데주류 '대장부' 등 다양한 제품들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일품진로 18년산 제품이미지. 사진/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는 2013년 25도로 도수를 높여 리뉴얼 출시한 '일품진로'를 앞세워 시장을 공략 중이다. 2013년 이후 연평균 성장률이 83.2%에 달한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하이트진로는 '일품진로'의 인기가 높아지고 수요 대비 생산량이 부족해지자 올 1월부터 가정용 제품의 공급과 판매를 중단하고 업소 등 유흥용 시장에 집중한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최근엔 18년 목통 숙성 원액 100% 주질의 '일품진로 18년산'을 새롭게 출시하며 라인업을 강화했다.
일품진로 18년산은 풍미가 약한 처음과 잡미가 강한 마지막 원액은 버리고 풍미가 가장 뛰어난 중간층 원액만을 선별, 목통에서 18년 이상 숙성해 최상의 품질을 자랑한다. 18년이란 긴 시간 동안 최적의 온도, 습도를 맞추기 위해 주기적으로 위치를 바꾸고 목통을 교체하는 등 정성을 들여 숙성시켰다. 도수는 31도로 올렸다.
하이트진로는 일품진로 18년산의 희소가치가 높은 만큼 생산량을 조절해 매년 한정 수량만 판매할 계획이다. 최고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으로, 각 제품마다 한정판 숫자를 부여해 소비자들이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국내에서도 한정된 레스토랑, 업소 등에서만 판매할 예정이다.
중견 주류업체인 광주요그룹이 선보이고 있는 '화요' 역시 인기 제품으로 부상 중이다. 최근 4년간 매출도 급증했다. 2014년 38억원대였던 매출은 지난해 77억원대로 올라섰다. 최근엔 롯데슈퍼 340개 매장에 입점하는 등 부족했던 유통망 확대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주류도 증류식 소주 시장 진입을 위해 2016년 5월 알코올 도수 25도인 '대장부'를 출시했다. 같은 해 9월에는 '가성비'를 앞세운 21도 대장부를 출시해 라인업을 강화하고 판매 지역을 전국으로 확장했다.
지방 소주 업체들도 프리미엄 소주 대열에 가세하고 있다. 보해양조는 지난해 초 알코올 도수 23도짜리 프리미엄 소주 '보해골드'를 단종된 지 10년만에 재출시했다. 금복주는 같은해 7월 알코올 도수 21도인 프리미엄 증류소주 '제왕21'을 선보였고, 국순당 역시 '려'를 앞세워 시장에 뛰어든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류 트렌드가 다양화되고 음용층도 넓어지면서 증류식 소주 등 프리미엄 소주도 부상 중"이라며 "전체 소주시장은 뚜렷한 성장을 보이지 못하고 있지만 프리미엄 시장은 고급화 전략을 앞세워 당분간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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