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해곤 기자] 김종갑 한국전력 사장이 "한전 적자 원인 가운데 하나인 발전 단가가 낮은 원전의 가동률이 저조한 것은 탈원전 정책이 아닌 안전기준 강화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16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한국전력공사 등을 대상으로 열린 국정감사에서 한전이 탈원전 정책으로 무리하게 발전 단가가 높은 액화천연가스(LNG)와 석탄 사용을 늘려 적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야당의 지적에 이같이 답했다.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위원회의 한국전력공사, 한국전력거래소, 한전KPS, 한전 KDN, 한국전력기술, 한국스마트그리드사업단 국정감사에 출석한 김종갑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은 "한전의 전력구입단가를 보면 원전에 비해 거의 두배나 비싼 LNG 비중이 매년 높아지고 있고, 결국 연도별, 분기별 전력구입비 증가현황을 보면 약 2조원 가량이 증가했다"며 "연료비가 증가하면 연료비가 증가한 품목의 구입비 비중을 낮추는 게 정상적인 경영"이라고 질책했다.
이에 김 사장은 "안전기준 강화로 원전 가동률이 낮아지면서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원료비가 높아진 LNG와 석탄 등의 발전 비중이 늘어났다"며 "여기에 석탄가격은 18%, LNG 가격은 11%가 올라 전력구매 단가가 더욱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올해 원전의 정비일수가 증가한 가장 큰 원인은 지난 2016년 6월 한빛 2호기에서 격납건물 철판 부식이 발견됨에 따라 원전 전체로 이를 확대해 검사했기 때문이다. 검사 결과 원전 9기에서는 철판 부식이, 11기에서는 콘크리트 결함 등이 발견됐다. 호기별로 고리 3·4호기는 격납건물 철판 문제로 정비 기간이 각각 428일, 242일 지연됐고, 신고리 1호기는 원자로냉각재펌프 정비와 설계 개선으로 정비 기간이 363일 늘었다. 즉 정부가 인위적으로 원전 가동을 중지했기 때문이 아니라 과거에 건설한 원전에서 부실시공 등의 문제가 발견돼 정비 기간이 증가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산업부의 설명이다.
김 사장은 "1조원이 넘는 신재생공급의무화제도(RPS) 이행보전비용, 온실가스배출권 거래제도 자금 보전 등 원전과 관계 없는 이러한 원가 압박 요인들도 적자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덧붙였다. 김 사장은 탈원전 정책을 급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안전과 환경 등 여러 상황을 감안해 앞으로 원전은 사용하지 않을 에너지로 판단했지만, 당장 원전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60년 동안 서서히 원전을 줄이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당도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세계적인 추세라며 지원사격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야당 의원들은 에너지와 관련해 현재를 이야기하고 여당은 미래를 이야기한다"며 "당장 먹기 좋다고 먹다가 탈이 날 수도 있다.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증가하고 발전 단가도 하락 하는 추세"라고 강조했다.
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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