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서울교통공사가 지난해 10월 발생한 신길역 장애인 사망 사고에 대해 11개월이 지나서야 사과의 뜻을 밝혔다.
공사는 11일 “지난해 신길역에서 발생한 사고는 참으로 안타까운 사건으로 공사가 책임을 다하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드리며 장애인 누구나 안전하고 편리하게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도록 안전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여 지하철에서 리프트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327일 전인 지난해 10월20일 고 한경덕씨가 1호선 신길역에서 지하철 리프트를 타려다 계단 아래로 떨어져 중상을 입고 98일간 사경을 헤매다 사망했다. 이후 시설물 관리책임을 갖고있는 공사 측이 사과하지 않자 장애인인권단체들은 매주 화요일 오후 ‘지하철 그린라이트’ 퍼포먼스를 벌였다. 장애인인권단체 소속 장애인들은 지하철역에서 열차가 도착하면 승하차를 반복하며 열차 출발을 고의로 지연시키면서, 시민들에게 신길역 사고를 알리고 공사에 사과와 대책을 요구했다.
공사는 지난해 5월31일 출범 이후 올 7월31일까지 14개월간 14건의 크고 작은 휠체어 이용 관련 사고가 발생하면서 한 달 평균 1건의 사고가 일어났다. 열차 출입문 끼임이 6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승강장과 열차 사이 휠체어 바퀴 빠짐이 5건, 계단 추락 1건, 열차 내 넘어짐 1건, 엘리베이터 출입문 끼임 1건 등이다.
이날 공사는 사과와 함께 지하철 입구에서부터 승강장까지 휠체어 이용 장애인들의 지하철 이동 접근성을 개선하겠다고 발표했다. 서울시의 ‘제3차 교통약자 이동편의증진계획’에 따라 엘리베이터 미확보 27개역 중 11개역은 2020년까지 추가 설치한다. 역사 내부구조 등 물리적 한계로 엘리베이터 설치가 어렵다고 판단되는 16개 역은 장애인단체에서 추천한 전문가를 기본설계 용역에 참여시켜 대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올 하반기에 신길역 엘리베이터 공사를 발주하고 광화문역 엘리베이터 공사도 착공할 예정이다.
또 공사는 안전대책의 일환으로 휠체어 이동 안전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장애인이 이동 도움을 요청하면 승차역 입구에서부터 하차역 출구까지 원스톱으로 이동 서비스를 강화한다. 모바일 어플 ‘또타 지하철’을 통해 이용하고자 하는 역의 엘리베이터, 휠체어리프트 등 편의시설 가동 현황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콜센터나 역으로 전화해 이동 도움을 요청하면 승차역부터 하차역까지 역무원이 직접 이동 서비스를 제공한다.
공사는 휠체어 이용자들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장애인 편의시설을 점검해 보완할 예정이다. 교통약자 동선을 조사해 경사로 설치와 엘리베이터 앞에 동선 분리 안내표지 확충 등 교통약자의 지하철 이용 불편사항을 해소할 계획이다.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회원들이 지난달 21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역 승강장에서 이동권 보장을 촉구하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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