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에 힘 싣는 중견기업)②다이소 디딤돌 삼아 도소매업체에서 수출기업으로 '우뚝'
한국화이트산업, 화재 어려움 딛고 재도약
희망노트사도 매출 2배 '껑충'
2018-09-04 06:00:00 2018-09-04 06:00:00
[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1. 한국화이트산업은 다이소와 상생을 통해 해외 시장 진출 돌파구를 찾은 기업이다. 경기 일산에 있는 한국화이트산업은 마일드 형광펜, 보드마카 지우개, 유성펜, 12각형 수성펜 등 50여개 품목에 1000여가지 색상의 펜 문구류를 제조·판매하고 있는 기업이다. 
  
1999년 설립된 한국화이트산업은 2011년 다이소와 인연을 맺은 뒤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2011년까지 OEM 판매로 일관하던 한국화이트산업은 다이소를 만나면서 '화이트맨'이라는 자체 브랜드를 만들어 개발과 생산에 체계적인 시스템을 도입하고, 판매 활성화에 나섰다. 
 
하지만 2012년 갑작스러운 위기가 닥쳤다. 그 해 12월31일 공장의 70%가 소진될 정도로 큰 화재가 발생했다. 하루아침에 대부분의 거래처가 끊겼다. 장재희 한국화이트산업 대표는 "뼈대만 남은 공장을 확인하고 대부분 거래처에서 거래를 끊었다. 하지만 다이소는 3개월만 기다려달라는 저희 요청에 기꺼이 응해줬다"며 "3개월간 공장에서 직원들과 밤샘 작업과 숙식으로 생산 현장을 복구했고, 생산 라인 10대를 구축하면서 재기하게 됐다. 그때 인연으로 다이소와는 8년째 상생과 협력으로 윈윈하고 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한국화이트산업은 2011년 다이소를 통해 일본에 문구를 수출한 이후 도약의 계기를 맞았다. 이후 탄탄한 기반을 마련했다. 2011년 50억원의 매출이 지난해 115억원을 돌파했다.
  
현재 거래 비중을 보면 한국 다이소에 30%가량을 납품해 국내 시장에 판매하고 있으며, 다이소의 관계사인 아성에이치엠피(옛 한일맨파워)를 통해 일본 다이소에 30% 이상 수출하고 있다. 나머지 40%가량은 OEM으로 제조 납품을 한다. 지난해에는 500만불 수출탑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한국화이트산업은 끊임없는 개발과 투자로 생산공장의 99%가 자동화됐고, 마무리 포장은 일산, 양주, 의정부 등 지역별 장애인 재활센터 8곳과 협업으로 상생하고 있다. 장 대표는 아예 사회적 기업센터로 거듭나기 위해 사회복지사 자격증에 도전하고 있다. 내년에는 장애인재활센터를 직접 설립하겠다는 포부도 내비쳤다.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현재의 재활센터만으로는 상품 물량을 맞추기 어렵기 때문이다.
 
조춘한 경기과학대 교수는 '다이소 성장이 이해관계자에 미치는 영향' 연구 논문에서 "다이소는 거래하는 중소 제조업체에게 국내 생산의 존립기반을 마련하는 동시에 수출의 기회도 제공해 유통과 제조의 바람직한 상생 모델"이라고 분석했다.
  
#2. "하루 종일 종이를 만지다 보니 지문이 없어져서 동사무소에 인감을 등록하러 갔다가 지문을 찍지 못하고 돌아오기도 했습니다." (임방호 희망노트사 대표)
 
노트와 필기구 등을 제작하는 문구 제조업체 희망노트사의 임방호 대표는 문구 제조에 자신의 청춘을 바친 기업인이다. 1977년 남가좌동의 작은 공장에서 시작한 희망노트사는 다이소를 만나고 수출 유망기업으로 거듭났다.
 
희망노트사가 국내 문구업체 최초로 개발한 퀵 드라이 중성펜은 우수한 필기감으로 대만 시장에서 반응이 좋다. 1년에 신제품 10여종 정도를 개발하고 있는 희망노트사는 지난 3년간 신제품 생산을 위해 금형 4개를 제작했다. 여기에 쏟아부은 금액도 6억원에 달한다. 중소 문구제조업체로서는 파격적인 투자다. 이를 통해 희망노트사는 일명 '영단어 접착 노트'와 '예배 노트' 개발로 세계 특허도 출원 중이다.
  
2013년 50억원 매출은 2016년 110억원으로 2배 늘었다. 취급 품목은 노트류에서 볼펜류로 확장됐고 최근에는 설비를 마련해 잉크도 생산 중이다. 지속적인 투자 개발로, 볼펜 품질의 경우 최근 제트스트림에서 협업 제의를 할 수준이 됐다. 
 
임 대표는 희망노트사의 이 같은 성장에서 가장 큰 요인으로 다이소와의 상생을 꼽고 있다. 희망노트사는 다이소와 거래하기 전에는 재래 시장, 문구 도매점, 소매점 등에 공급해왔다. 하지만 2012년 다이소를 만나면서 고정적인 선 주문이 이뤄져 신규 투자 등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임 대표는 "제조업체가 가장 어려움을 겪는 부분은 줄어드는 주문이다. 주문이 줄어들면 투자에도 신경 쓸 여력이 없다"며 "다이소의 고정적인 선 주문으로 제품에 지속적으로 투자가 가능해졌고 제품력과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희망노트사는 다이소를 통해 일본 수출 기회를 얻어 매달 스케치북 100만부를 판매하는 등 본격적인 수출 기업으로 도약했다. 현재 희망노트사의 최대 납품처는 30%가량을 공급하는 다이소다. 이외 코스트코, 대형마트 3사 등에도 납품하고 있다. 수출은 10% 가량을 차지한다. 수출은 아성에이치엠피(옛 한일맨파워)를 통해 일본 다이소에 주로 납품하고 있으며 대만 코스트코와도 거래하고 있다. 
 
임방호 희망노트사 대표는 "다이소와 거래를 하고 나서 고정적인 선 주문으로 제품에 지속적으로 투자가 가능해졌고, 제품력과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2013년 매출 50억원에서 2016년 매출 110억원으로 성장했다. 사진=다이소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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