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영지 기자] 대작 사기 혐의를 받는 가수 조영남씨에게 항소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부(재판장 이수영)는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조씨가 작품 구상에서부터 제목 결정, 완성 여부를 다 결정했고 조수들에게 밑그림 종류와 크기, 위치에 관여해 구체적으로 지시했다”며 “미술 화가들이 조수와 화가 지망생을 두고 교육을 가정해 그림 그리게 하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조씨 작품은 화투를 소재로 한 꽃으로 표현한 아이디어가 핵심을 이루고 있고 조수들 고유 예술관념이나 화풍을 미술적으로 구현한 작가라고 평가할 수 없다”며 “조수들의 회화실력 및 예술적 숙련도가 조씨보다 뛰어난 지 여부는 작가와 보조자를 구분하는 절대적 기준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작품 구매자들에게 조수를 사용한 여부가 작품 구매를 결정하는 요소 중 하나지만 구매자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정보라고 단정할 수 없다”며 “구매자들의 작품 구매 동기가 각자 주관적이기 때문에 친작 여부가 작품 구매 동기에 결정적이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조씨와 함께 기소된 장씨 역시 매니저 역할을 했을 뿐 보증인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조씨는 2011년 9월부터 2015년 1월까지 대작화가 송모씨 등에게 주문한 그림에 약간 덧칠을 해 구매자 17명에게 그림 21점을 팔아 1억535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로 같은해 6월 불구속기소됐다. 장씨는 조씨와 대작그림을 판매한 혐의를 받았다.
1심은 조씨에게 "피해자들에게 충격과 실망감을 안겼고 문제가 불거진 후에도 '대작은 미술계의 관행'이라는 사려깊지 못한 발언으로 미술계에 대한 신뢰성을 훼손했다"며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그림 대작(代作) 혐의를 받고 있는 가수 조영남 씨가 3월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항소심 1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영지 기자 yj113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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