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은별 기자] 종량세로의 주세개편이 무산된 가운데 수제맥주업계가 시장경쟁력을 확보하고 업계 내 활력을 찾기 위해 자구책을 모색하고 있다.
종량세를 주장하는 수제맥주업계가 시장경쟁력을 확보하고 업계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0일 한국수제맥주협회가 출시한 '헤이헤이헤이'. 사진/뉴스토마토
그 중 하나가 한국수제맥주협회에서 진행하는 협업프로젝트다. 이는 수제맥주 활성화와 양조시장 확대를 위해 소규모 주제맥주업체가 모여 릴레이 형식으로 한국형 스타일의 수제맥주를 개발하는 활동이다.
지난 10일 수제맥주협회는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살롱순라에서 두번째 공식맥주 론칭 간담회를 열었다. 두번째 공식맥주는 '헤이헤이헤이(HEY HAY HEY)'로 볏짚에서 추출한 효모를 사용해 만든 한국형 세종(Saison)스타일 맥주다. 이는 9개 브루어리가 협업해 양조했으며 전국에서 약 8000잔 한정으로 판매된다. 가격대는 6000원 정도로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임성빈 수제맥주협회 협회장은 "종량세 무산으로 수제맥주 업체들이 위축된 시기에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기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수제맥주협회는 지난 3월 첫번째 공식 맥주인 '깻잎 한잔'을 선보인 바 있다.
수제맥주업계는 수제맥주의 가장 큰 경쟁력으로 '다양성'을 꼽는다. 소규모로 생산하기때문에 대규모 주류업체에 비해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재현 플레이그라운드 브루어리 이사는 "소규모 브루어리는 1000~6000리터 단위로 생산하다보니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다"며 "대기업 맥주 업체들이 한번에 큰 단위로 생산하고 품질안정성을 갖춘 것은 사실이나 고유 맥주 향이 날아가 풍미가 빨리 소진되는 면이 있어 수제맥주가 그런부분에서 우위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플레이그라운드 브루어리의 인기제품인 '더 젠틀맨 라거'는 일반 맥주와는 다르게 7.6도의 높은 도수를 지니고 있다. 생산대비 이익률 때문에 대기업에서 생산하기는 어려우나 소규모 맥주에서는 이런 맥주 생산이 가능해진다.
'헤이헤이헤이' 론칭 간담회에서 설명하는 김진만 수제맥주협회 과장. 사진/뉴스토마토
그러나 업계는 신제품출시 등 다양성을 강조하는 것으로는 업계의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주장한다. 김진만 수제맥주협회 과장은 "신제품 출시로 다양성을 부여할 수는 있지만 큰 패러다임이 변해야 시장이 클 수 있다"고 전했다.
2018 세법개정안이 발표된 이후에도 수제맥주업계는 지속적으로 주세개편을 요구하고 있다. 종가세를 유지하면 새로운 맥주는 만들기 위해 시도하는 투자비용들이 고스란히 비용으로 전달돼 결국 수입신고가를 기준으로 세금이 매겨지는 수입 주류와의 경쟁이 불공평해 진다는 것이다.
종량세로 개편이 된다해도 수제맥주 가격이 크게 저렴해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대부분 소규모로 구성된 수제맥주업체들이 다양한 맥주제조를 위해 투자비용, 인건비 등이 가격에 반영되면 일정 규모 이상 업체가 성장하기 어렵기에 공정한 출발선을 만들어 달라는 주장이다.
김 과장은 "주세개편이 돼도 수입 맥주 중 고가 맥주가 저렴해지기 때문에 수제 맥주는 경쟁을 할 수 밖에 없다"며 "그럼에도 세제개편을 요구하는 것은 수제맥주가 좋은 원료 등을 사용해 경쟁력을 갖추는 것에 대한 장벽이 종가세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현재 수제맥주협회는 대정부활동팀과 캠페인팀 등으로 이뤄진 TFT인 종량세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다음주부터 공식업무에 나설 예정이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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