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동안 '특효' 무좀약…알고 보니 가짜
유독성 메탄올·동물용 피부소독제 배합…제조업자 1명 구속
2018-07-16 14:04:44 2018-07-16 14:04:44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10년 동안 유독성 물질과 동물용 소독제를 배합해 엉터리 무좀약을 만들어 판매한 일당이 검거됐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은 유독성 메탄올과 동물용 피부소독제 등으로 무허가 무좀·습진 피부연고와 무좀물약을 제조한 뒤 피부병의 특효약인 것처럼 판매한 A모(69)씨를 약사법 및 보건범죄단속에관한특별법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제품을 공급·판매한 총판업자 2명을 약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6일 밝혔다.
 
민사경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07년쯤부터 허가 없이 자신의 집에서 소매가로 총 10억원 상당의 피부연고제 28만개와 무좀물약 5만개 등 총 33만개의 가짜 제품을 만들었다.
 
A씨는 “10여년전 이름을 모르는 노인으로부터 배운대로 값싼 유독성 메탄올, 동물용 피부소독제 등의 원료를 사서 넣었고 사람이나 동물이나 상처 나면 아무는 것은 마찬가지라 그냥 사용했다”고 말했다.
 
B씨는 약사 자격 없이 A씨에게 불법 무좀약 약 22만7000개를 공급받아 같은 유통업자 C모(62)씨와 전국 재래시장, 노점상에게 판매했다.
 
민사경은 지난 2월부터 무허가 무좀·습진 특효 피부약이 재래시장 등에서 판매된다는 첩보를 받고 3개월 정도 현장 잠복, 거래처 추적, 제품검사 등을 통해 서울 도심 주택에서 몰래 불법 의약품을 만들고 있는 이들 일당을 검거했다.
 
이들은 의약품으로 사용금지된 유독성 메탄올과 동물용 피부소독제를 임의로 섞어 무좀물약을 만들고, 고농도 각질제거제와 바셀린 및 유황 등을 엉터리로 배합해 피부연고로 만들었다.
 
A씨는 단속을 피하기 위해 약을 10개씩 신문지에 포장한 후 사과박스에 담아 운반했으며, 판매 대금은 현금으로만 받는 용의주도함도 보였다.
 
민사경은 이번 불법 약품의 주요 판매 대상이 의약품 정보가 부족한 노인 등인 것을 감안한다면, 부작용으로 고통받은 피해자가 다수일 것으로 보고 있다.
 
민사경은 또 무좀·습진 약은 반드시 약국에서 사야 하며 약국 이외의 장소에서 '특효, 만병통치' 등을 내걸고 판매되는 약품은 서울의 각 보건소 의약과로 신고할 것을 당부했다.
 
불법 약품 제조 장소. 사진/서울시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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