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카드를 뽑은 이유는
거시정책공조·통화정책 독립성 '두마리 토끼잡기'
리더십 부재·친 정부 인사 독립성 한계 지적도
2010-03-16 20:11:57 2010-03-17 11:01:32
[뉴스토마토 김종화기자] 이명박 대통령은 16일 차기 한국은행 총재에 김중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를 내정했다.
 
김 내정자의 낙점 배경에는 정부와 한은의 거시정책공조에 대한 부담감을 줄일 수 있는 적임자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 정부와의 소통 적임자
 
이명박 정권 출범 이후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는 환율대응과 통화정책 등  거시경제정책에서 사사건건 부딪혀왔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시절엔 환율관리 문제로 대립각을 세웠고, 윤증현 장관 때는 기준금리 인상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급기야 허경욱 재정차관이 금융통화위원회에 열석해 발언권을 행사하기까지 이르렀다. 법률에 명시된 권리이긴 하지만 기준금리 인상을 막기위한 특단의 조치로 시장은 받아들였다.
 
한은 노조는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해친다"며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강력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이번 인선에서 이 대통령이 가장 우선시한 차기 한국은행 총재의 자질은  정부와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이다. 
 
김 내정자는 이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적합자다.
 
◇ MB정부 초대 경제 수석 
 
이명박 정부 초대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을 역임해 현 정부의 경제철학을 잘 이해하고 있고, 기획재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을 지내 정부와의 거시경제정책 조율 경험도 풍부하다. 
 
통화정책의 독립성 확보도 중요한 요건이었다. 청와대는 이번 인선에서 한은의 중립성과 독립성 확보를 위해 기획재정부 출신 인사를 배제하는 등 신경을 썼다. 
 
당초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고 후보들 중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받던 어윤대 국가브랜드위원장은 본인의 의사가 강했고 한은 내부의 평가도 좋았음에도 이 대통령의 최측근인데다 고려대 출신이라는 점이 오히려 독(毒)이 됐다.
 
대통령의 최측근이 한은 수장이 된다면 통화정책의 독립성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등 여론의 반응이 부정적인 것이 결정적이었다.
 
강만수 청와대 경제특보 겸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은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 후보로 거론됐으나 한은노조의 반발과 시장에서 부정적 평가가 강해 최종 후보에서 제외됐다.
 
◇ 한은 독립성 확보 과제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개최에 따른 글로벌 감각도 중요하게 고려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내정자는 OECD 대사를 지내면서 국제적인 경험과 안목을 쌓아 최근 글로벌 흐름도 잘 파악하고 있다.
 
최근에는 G20 정상회의 관련 각종 국제금융 컨퍼런스에 패널로 참석하는 등 G20 정상회의의 아젠다에 대한 이해도도 높다.
 
반면 청와대 경제수석 당시 시장을 주도하지 못하는 등 리더십의 한계의 보였고, 친 정부 인사를 차기 한은 총재로 임명하는 것은 한은의 독립성을 훼손시키는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김 내정자는 이를 의식한 듯 내정 직후 "한국은행의 권위를 세우는 데 일조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경제가 안정되는 시기에 물가안정과 성장지속 등의 과제를 추진해 나가는데 적임자라는 것이 이 대통령의 판단"이라며 "한국은행의 업무수행에 있어 공공성과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뉴스토마토 김종화 기자 just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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