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셀트리온(068270)이 1분기 제약업계 순위 5위에 올랐다. 미국과 유럽으로 바이오시밀러 수출이 본격화되면서 매출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매출 성장률이 전통제약사를 압도해 시장 판도에 변화를 가져올지 관심이 모아진다.
10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한양행(000100)이 1분기 3398억원 매출을 기록해 제약업계 1위를 유지했다. GC녹십자가 2940억원으로 2위에 올랐다. 실적 발표 전인
광동제약(009290)은 증권가에서 2765억원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한미약품(128940)이 2456억원으로 4위에 올랐다. 셀트리온은 2449억원으로 5위를 기록했다. 매출 성장률은 셀트리온이 24.6%로 유한양행(-3.8%), 녹십자(6.8%), 한미약품(5.2%)을 큰 폭으로 상회했다.
제약업계 순위는 정책 변화가 있지 않는 한 대체로 변동성이 크지 않은 편이었다. 2000년 이후 유한양행, 녹십자, 한미약품, 대웅제약, 동아제약이 줄곧 상위권을 달렸다. 의약품 시장은 회사 인지도와 브랜드에 영향을 받아 의료진과 소비자에게 익숙한 전통제약사들이 시장을 선도하는 양상이었다. 규모가 한정돼 있는 국내 시장(약 20조원) 위주로 사업을 영위하는 것도 순위 변화가 없는 요인이다. 내수 영업 강자가 시장을 주도한다는 게 제약업계 중론이었다. 제약사 매출의 대부분이 내수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전체 매출액 대비 내수 비중은 유한양행과 녹십자가 나란히 80%대에 달한다.
반면 셀트리온은 수출 비중이 매출에서 95%를 차지한다. 셀트리온은 자체개발 바이오시밀러 1호 '램시마'가 2013년 유럽 진출에 성공하면서부터 매출이 크게 성장하기 시작했다. 셀트리온의 매출액은 2008년 836억원에서 2013년 2262억원으로 5년만에 3배 정도 증가했다. 2017년에는 9490억원으로 1조원에 육박했다. 주요 제품인 램시마가 미국(2016년 허가)과 유럽에서 안착하면서 본격적으로 매출이 발생한 덕분이다. 2017년 유럽에서 출시한 바이오시밀러 2호 '트룩시마'가 빠르게 성장한 것도 매출 급성장 요인 중 하나다. 지난해 램시마는 약 5000억원, 트룩시마는 약 3000억원의 수출액을 올렸다.
전통제약사를 제치고 상위사에 오른 셀트리온의 업력이 16년에 불과하다는 점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지난해 1조원을 넘어선 제약사는 유한양행(1조4622억원), GC녹십자(1조2879억원), 광동제약(1조1415억원) 3개사뿐이다. 이들은 모두 50년 이상 장수한 기업들이다. 의약품 제조업으로 등록한 업체 수는 2016년 기준 635개사에 달한다. 셀트리온은 올해 1조원 돌파를 노리고 있다. 램시마와 트룩시마의 성장세에 신제품인 '허쥬마'도 지난 3일 유럽 판매에 돌입해 매출 신장 기대감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셀트리온의 성공은 제약업계가 국내에서 벗어나 해외진출에 나서야 한다는 반증으로 볼 수 있다"며 "내수 영업 강자가 상위권을 달린 과거와는 달리 해외수출 성과가 영업실적과 제약사 순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2017년 창립 15주년 기념식에서 중장기 사업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셀트리온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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