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건설시장 개선되는데…국내 기업, 중동에 자금 열세
"금융경쟁력 부족해 해외 수주 불리"…정부, KIND 출범해 건설사 지원키로
2018-04-15 08:31:46 2018-04-15 08:31:46
[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올 하반기부터 해외 건설 발주 시장이 개선될 전망이다. 그러나 국내 건설사들의 수주 실적은 둔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건설사가 직접 자금을 조달하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늘어나는 추세에서 자금 유치 실적에 따라 수주 실적도 좌우될 것으로 예측했다.
 
국내 한 건설사가 필리핀 마신록에서 석탄화력발전소를 짓고 있다. 사진/뉴시스
 
14일 업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부터 해외 건설 시장 규모가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다수다. 이용광 해외건설협회 사업관리실장은 "해외 건설시장의 문이 확대되고 있다"며 "올 하반기에 그런 경향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도 "발주 지역이 확장되고, 발주 공종이 다양화되는 등 시장의 구조적인 개선 시그널이 확인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플랜트 건설 중심으로 회복세가 펼쳐질 것으로 기대된다. KB증권이 발표한 '글로벌 EPC(설계·조달·시공 일괄처리) 기업이 보는 2018 발주시장'에 따르면 중동과 북아프리카 플랜트 시장이 2016년을 저점으로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플랜트 발주규모는 1154억달러로 2016년보다 25.5% 증가했고, 올해는 지난해보다 27.6%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중동 국가들이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하면서 수주 잔고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해외 건설 시장의 개선 국면에서도 국내 건설사 실적은 안갯속이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 초부터 이달 13일까지 수주금액은 106억2706만달러로 지난해(105억6344만달러)보다 1% 증가에 그쳤다. 수주건수는 같은 기간 18건이 줄어들어 지난해(210건)보다 9%가 감소했다. 업계에선 해외 건설 수주 부진의 원인으로 부족한 자금 조달을 지적한다. 정종현 해외건설협회 정책지원팀 차장은 "2014년부터 유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중동 국가들이 PF방식의 건설을 늘렸다"며 "국내 건설사들이 금융경쟁력이 부족하다보니 최근 몇 년간 해외 수주가 불리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오는 6월 건설사들의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해 해외 인프라ㆍ도시개발 지원공사(KIND)를 출범할 예정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KIND는 사업 발굴에서부터 자금 지원, 투자 등의 전체적 구조 설계를 통해 민간협력개발사업(PPP)을 시행할 것"이라며 "초기 출자금 2000억원에 더해 자본금의 5배로 채권 등을 발행해 수주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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