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3월 건설사 취업자 증가율이 크게 감소했다. 정부의 SOC 예산 삭감, 중동 해외플랜트 사업 수주 감소 등 잇단 악재 여파로 분석된다. 앞으로 금리 인상과 중동 국가들의 석유 감산합의 파기 등 리스크도 높아짐에 따라 저조한 실적이 고용침체로 연결될까 우려된다.
통계청이 발표한 '3월 고용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건설업 취업자 수가 지난해 동월 대비 2.1%(4만4000명) 증가한 197만9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3월 8%(16만7000명)이 늘어난 것에 비해 증가 폭이 4분의 1수준으로 둔화(5.9%포인트 감소)된 것이다. 1, 2월에 이어 증가율이 지속 감소세다.
이는 건설업 경기가 둔화되고 있는 탓으로 풀이된다. 국내외적 요소가 모두 작용하며 건설 경기 전반이 위축되고 있다. 국내에선 정부의 부동산 규제와 SOC 예산 비중 축소가 건설 경기 둔화를 야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재인정부는 지난해부터 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 드라이브를 걸어 민간주택 투자가 위축되고 있다. 정부는 8·2 부동산 대책을 필두로 청약조정지역 등을 지정해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를 강화하고, 최근엔 양도세 중과,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강화 등으로 규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거기다 지난해부터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줄이면서 공공부문 수주 물량도 올 초부터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정부의 SOC 예산 및 공사 발주가 8년간 계속해서 조정돼 왔다”며 “건설 등 경기상황이라든지 중장기 계획을 갖고 시장을 연착륙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 부진도 건설경기에 짐이 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액은 290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461억달러를 기록했던 2015년에 비하면 약 37% 감소한 수준이다. 더욱이 유가 하락으로 중동 지역 대규모 플랜트 공사가 줄어드는 상황이라 당분간 수주액 감소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용광 해외건설협회 사업관리실장은 “저유가 때문에 현재 중동은 시공사가 자금조달을 요구하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사업을 주로 추진한다”며 “국내 건설사들은 자금 조달이 취약해 최근 몇 년간 해외 수주가 부진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시리아 사태 등 지정학적 리스크와 감산합의 파기 등으로 예정된 발주 등이 유보될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한편 주요 건설사들은 최근 2년간에도 고용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10대 건설사의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임직원 수는 총 3만7357명(비정규직 제외)으로, 2년 전보다 2455명(6.2%) 감소했다. 특히 삼성물산의 경우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지난해 집계된 삼성물산 직원 수는 4846명으로 2015년 말 6653명에 비해 약 27%의 직원이 증발했다. 그 다음으로 SK건설과 GS건설이 감소율이 높았다. SK건설과 GS건설은 각각 2015년 말 4544명, 5614명에서 지난해 약 8% 가까이 감소했다. 이 외에 현대건설(-2.7%), 대우건설(-4.3%), 현대산업개발(-4.8%) 등도 직원 수가 줄었다. 대림산업(3.7%), 포스코건설(4.0%), 현대엔지니어링(2.9%), 롯데건설(6.4%) 등 직원 수가 늘어난 경우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감소세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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