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국내 렌털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방문 관리·서비스 중심의 렌털시장이 새 상품, 중고 상품을 오랜 기간 동안 빌려 쓰는 '셰어렌털' 쪽으로 확장되고 있다. 생활가전 중심으로 자사 제조 상품을 렌털하는 것에서 나아가 유통 플랫폼을 이용해 다채로운 상품을 렌털하는 쪽으로 관련 시장이 진화를 거듭하는 모습이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경제연구소 추산 국내 렌털시장 규모는 2017년 25조원에서 2020년 4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물건을 소유하는 대신 사용가치와 합리적 소비를 중시하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렌털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표적 유망 분야로 꼽힌다.
국내 렌털시장에는 업계 1위 코웨이를 필두로 SK매직, 청호나이스, 웅진렌탈, 교원웰스, 쿠쿠, 현대렌탈케어 등이 있다. 생활가전 렌털을 중심으로 정수기, 공기청정기, 비데, 연수기 등이 핵심 품목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안마의자, 건조기, 매트리스 쪽으로 렌털 품목이 확장되고 있는 모습이다.
렌털시장은 최근 LG전자 등 대기업이 본격 뛰어드는 등 확대되는 국면이다. 기존 코웨이·청호나이스 등 중견 생활가전 중심의 렌털시장에 최근에는 유통 공유 플랫폼을 활용한 롯데렌탈이 가세하면서 렌털의 스펙트럼이 다양화되고 있다.
전통적인 생활가전 중심의 렌털시장의 특징은 업체마다 방문 판매·관리 조직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코웨이는 '코디'로 불리는 방판 조직이 1만3000여명이다. 청호나이스는 전국에 5000여명의 '플래너'가 활동 중이며, SK매직과 교원웰스는 각 '매직케어', '웰스매니저' 등 3000여명의 방판 조직을 구축했다. 기존 렌털업계에서는 이들 인력을 활용해 정기적인 관리와 서비스가 필요한 제품 위주로 사업 확장이 이뤄져왔다. 주기적인 필터 교체와 관리가 필요한 정수기, 공기청정기 등은 대표적인 제품이다.
코웨이·청호나이스 등 전통적인 렌털업체들이 방문 판매·관리 중심의 '케어렌털'이라면 롯데렌탈은 모든 제품을 빌려 쓰는 '셰어렌털' 개념이다. 롯데렌탈은 지난해 8월 소유가 아닌 사용 가치 중심의 생활소비재 렌털 플랫폼인 'MYOMEE(묘미)'를 론칭했다. 사지 않고 다 맛보는 '묘미'라는 콘셉트로 유아동, 레저·스포츠, 패션·뷰티, 리빙 등 크게 4개 카테고리로 렌털 품목들이 분류돼있다.
롯데렌탈은 정수기, 비데, 공기청정기 등 생활환경가전에 한정돼있던 국내 렌털시장을 확장시키고 있다. 실제 묘미 플랫폼에는 생활가전뿐만 아니라 가구, 교육, 육아, 의류, 명품백, 뷰티기기, 스마트헬스 등 28개 세부 카테고리로 분류돼있는 품목들이 있다. 기존 생활가전 렌털이 관리서비스가 요구되는 5~10개 안팎의 품목이 가능했다면 롯데렌탈은 1000여개 제품 렌털이 가능하다. 단기렌탈, 새 상품렌탈, 렌탈 후 구매 등 렌털방식도 다양하다. 36개월 장기 할부로 렌털 구입해 자신 소유로 전환하는 방식,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일정 기간 서비스를 받는 렌털방식, 중고 판매 방식 등이다.
삼성전자의 노트북, 스위스 커피머신 유라 등은 36개월 렌털 방식으로 구입하면 렌털기간 종료 후 소유권이 이전된다. 서울·경기 분당에 한정된 서비스인 위클리셔츠의 경우 4주 동안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주 1회 새벽시간(자정~5시) 집 현관문 앞으로 깨끗이 세탁, 다림질된 3장 또는 5장의 셔츠가 배송된다. 명품백 렌털의 경우 일정 기간 돈을 지불하고 해당 기간만큼 명품백을 사용한 뒤 반납하면 된다.
롯데렌탈은 최근에는 골프 거리측정기를 합리적인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는 '보이스캐디' 렌털상품을 새롭게 출시했다. 보이스캐디는 음성형 거리측정기를 시작으로 스윙분석장비, GPS/레이저 골프거리측정기 등 골프와 관련된 다양한 기기를 우리나라 대표 골프 IT 전문 브랜드다. 이 상품은 단기렌털과 스마트장기렌털로 나뉘는데, 단기렌털은 7일, 30일, 90일 중 원하는 기간 옵션을 선택해 고가의 보이스캐디 장비 중 필요한 기간만큼 합리적인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이다.
롯데렌탈 관계자는 "앞으로도 더 많은 소비자들이 이용과 경험 중심의 라이프스타일을 누릴 수 있도록 다양한 업계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서비스 영역을 지속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가전업계 한 관계자는 "렌털의 경우 합리적 소비에 대한 관심 증가, 공유경제 확산, '소유'보다 '사용'을 중시하는 트렌드로 소비자들의 각광을 받고 있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사진 제공=롯데렌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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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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