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한국지엠 노동조합이 ‘2018년도 임금 및 단체협약’ 요구안을 확정하면서 이번주부터 본격적인 노사 교섭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지엠 노사는 지난 2월 초부터 다른 완성차업체보다 일찍 노사 교섭을 시작했지만 크게 진척시키지는 못했다. 이제 서로의 요구안을 교섭 테이블에 올려놓고 본격적인 수 싸움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 노사 모두 회사를 살려야 된다는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 먼저 노조는 올해 임단협 교섭에서 기본급 동결과 성과급을 요구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하면서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당초 지난 12일 결정된 금속노조 지침에 따라 5.3%의 기본급 인상을 요구안에 포함시킬 것이라는 관측이 높았지만, 이를 따르지 않은 것이다. 지금 당장 돈을 요구하기에는 회사 경영 환경이 어렵다는 것을 공감한 것으로 보인다. 지금 당장의 이익보다 회사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이같이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노조가 기본급 동결과 성과급을 포기하면서 사측도 한도의 한숨을 내쉬는 모습이다. 사측은 일단 노조의 요구안을 면밀하게 살펴보고, 이번주 시작되는 교섭에 성실하게 임하겠다는 입장이다. 사측은 일단 최근 5년 연속 연간 약1000만원씩 지급된 성과급만 줄여도 연간 약 1400억원(1000만원×희망퇴직 후 남은 1만3600명) 정도의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측은 특히 본격 교섭을 통해 논의를 더욱 진전시키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사측은 지난 6일 임단협 4차 교섭에서 임금 동결, 성과급·격려금 지급 불가, 각종 복리후생비 축소, 정기승급 시행 유보, 탄력적 근로시간제 실시 등을 골자로 하는 교섭안을 노조에 전달한 바 있다. 사측은 임금동결과 함께 각종 복리후생 비용까지 줄일 수 있다면 일단 적자 구조는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측은 이미 2500여명에 대한 희망퇴직 등으로 인건비 일부를 절감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그러나 여전히 노사 양측에서 서로에게 요구하는 내용들이 많이 남아 있어 교섭이 쉽게 풀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먼저 사측은 임금동결은 물론이고, 비급여성 복리후생 비용을 줄여야 된다고 노조를 압박하고 있다. 노조의 요구안 확정 소식을 들은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은 경영진들에게 “비급여성 복리후생 비용까지 줄이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는 회사 방침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전히 노조의 더 많은 양보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노조도 임단협 요구안에 군산공장 폐쇄 철회, 정비사업소 관련 단체교섭합의서 이행, 신차투입계획 로드맵 제시, 한국지엠 지적소유권 확약, 노사합동 경영실사, 신차투입계획 로드맵 제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항구적 국내개발 및 국내생산 확약 등을 포함시켰다. 노조는 특히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출자전환하는 지분을 조합원 1인당 3000만원에 해당하는 주식으로 나눠달라고 요구했다.
사측은 일단 노조의 새로운 요구사항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는 모습이다. 협상 테이블에서 본격적인 내용이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 노조도 사측의 복리후생 비용 축소에 대해서는 아직 언급하지 않고 있어 이런 부분에 대한 노사간 치열한 논쟁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가 15일 인천 한국지엠부평공장에서 임단협요구안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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