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가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국회에서 ‘국무총리 선출 방식’이 여야 개헌안 논의의 핵심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야당은 권력분산이란 명분을 내걸고 총리의 ‘국회 선출’을 주장하는 반면, 여당은 총리의 국회 선출은 대통령제와 맞지 않는다며 반대하고 있다. 여야 간 개헌안 마련을 위한 논의가 진척은 커녕 쟁점만 늘어나는 모양새다.
자유한국당은 이번 개헌의 핵심이 '제왕적 대통령제' 종식에 있다고 보고 대통령 4년 연임제를 뼈대로 하는 대통령 개헌안에 맞설 분권형 개헌안을 마련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한국당은 국회가 총리를 추천하거나 선출하는 책임총리제를 골자로 한 이원집정부제 내용이 포함된 개헌안을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당은 오는 21일 전까지 자체 개헌안을 내겠다고 밝혔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15일 오전 당 소속 헌정특위 위원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르면 16일 개헌에 대한 당 차원의 공식입장 발표 후 내주 초 의원총회를 통해 개헌안을 확정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며 “한국당은 반드시 야 4당과 공조해 ‘국민 개헌안’을 완성하겠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의 의견에 거부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대통령제에서 국회가 총리를 선출하는 이원집정부제 방식은 수용 불가하다는 생각이다. 대통령과 정치적 소신이 전혀 다른 총리가 선출되면 심각한 국정 혼란과 함께 국회 분열을 초래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민주당과 한국당이 개헌안에서 총리 선출 방식을 놓고 대립하는 사이 정의당은 이날 권력구조 개편 방향과 관련, ‘대통령 4년 연임제’와 국회의 국무총리 선출을 핵심 내용으로 하는 ‘혼합정부제’(이원정부제) 사이의 절충안인 ‘총리추천제’를 제시했다.
정의당 헌정특위 위원장인 심상정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리추천제가 유일한 해법”이라며 “제가 지난해부터 여야 100여명의 의원들을 만나본 결과 제왕적 대통령제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켜 개헌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한국당이 얘기하는 이원정부제의 단초를 여는 ‘총리추천제’밖에 없다는 확신을 갖게 됐고 당내에서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심 의원은 “선출된 총리가 내각구성권을 갖는 점에서 ‘총리선출제’는 사실상 의원내각제”라면서 “‘총리추천제’는 대통령제와 조화를 이루면서 의회의 권한을 강화하는 제도”라고 강조했다.
여야 지도부는 이날도 개헌 방식에 대한 입장차만 확인했다.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정책조정회의에서 “대통령의 개헌 발의가 관제개헌이라며 국회가 주도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국회 협상 과정에서 조건을 붙이는 것은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반면 바른미래당 김동철 원내대표는 “여당이 ‘법안도 논의하지 말자, 한국지엠 국정조사도 하지 말자’고 하면서 개헌안만 하자는 것은 국정 운영의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오른쪽 셋째)가 15일 오전 국회에서 개헌안 논의를 위한 조찬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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