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지난해 전세계적으로 반도체 지출액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D램과 낸드플래시가 고용량 스마트폰을 비롯해 인터넷데이터센터(IDC)향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영향이 크다. 업체별로는 애플의 반도체 구매액이 가장 많았으며, 삼성전자는 증가율 측면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LG전자도 전년 대비 20% 이상 구매량을 늘렸다.
8일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적으로 반도체에 지출한 금액은 2919억7700만달러에 달했다. 이는 직전연도인 2016년 대비 17% 증가한 수치로, IHS마킷이 2013년 전망을 시작한 이후 가장 큰 큐모를 기록했다.
IHS마킷은 "지난해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전체 반도체 구매액이 증가했다"며 "데이터센터 서버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반도체 수요가 전반적으로 상승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특히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확산에 따라 반도체 탑재 형태가 다양해진 점이 반도체 수요 확대에 직접적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D램 이미지. 사진/뉴시스
업체별로는 애플의 구매액이 가장 컸으며, 삼성전자는 증가율 측면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애플은 전년 대비 22% 증가한 472억7800만달러로 1위 자리를 지켰다. 뒤를 이어 삼성전자가 31% 증가한 241억9700만달러를 기록했다.
중국업체들의 구매력도 커졌다. 3위를 차지한 레노버는 전년 대비 20% 증가한 150억4200만달러를, 화웨이는 142억43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7% 증가했다. 게이밍 노트북 등 PC시장이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활기를 뗬고,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글로벌 점유율을 키우는 등 완성품 사업이 원활했던 까닭이다.
델이 13% 증가한 90억800만달러를 기록했고, LG전자는 21% 증가한 83억200만달러로 그 뒤를 이었다. 일본 소니와 파나소닉은 각각 18%, 25% 증가한 66억8300만달러, 60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IHS는 애플과 삼성전자가 2013년부터 각각 1위와 2위 자리를 지켰으며, 가까운 시일 내에 변동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3·4위를 차지한 중국업체의 경우 순위 변동을 전망했다. IHS는 "레노버의 PC와 스마트폰 사업이 약화돼 화웨이가 레노버를 곧 추월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지난해 화웨이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20.4%로 점유율 1위를 차지했고, 글로벌 시장에서는 10.4%로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상위 10대 업체의 반도체 구매 점유율이 상승하는 추세도 지속됐다. 지난해 상위 10대 업체의 전체 주문액은 1447억57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3% 늘어났다. 이는 전체 시장 규모의 49.5%의 비중이다.
한편 올해 반도체 지출액은 AI, IoT 관련 수요가 증가하는 점에 미뤄 2017년 대비 한 자릿수의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구글, 페이스북 등 미국 IT기업들이 앞다퉈 IDC 건립에 나서고 있어 서버 D램을 중심으로 시장이 활기를 띌 것으로 전망됐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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