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은 지난 1981년에 유전공학연구부를 신설해 제약업계에 뛰어들었다. 제약사업부는 2001년 LG화학에서 분사해 LG생명과학으로 출범했다. LG생명과학은 2016년 9월 다시 LG화학으로 흡수 재합병됐다.
LG생활건강은 화장품, 생활용품 등이 주력사업이며, 사업 다각화를 위한 M&A를 통해 의약품 부문에 진출했다. 2011년 해태htb에 이어 지난 2일 태극제약을 각각 인수했다. LG생활건강은 제약업을 사업목적으로 둔 업체 두곳을 계열사로 거느리게 됐다. LG그룹은 LG화학 생명과학사업부와 LG생활건강의 제약사업을 다르게 운영하고 있다.
LG화학 생명과학사업부는 신약 개발 전문회사를 표방하고 있다. 매년 매출액 대비 20~30%를 R&D에 투자했다. 지난해 매출액 5323억원이다. 일반의약품은 허가가 없고 성장호르몬, 난임치료제, 당뇨치료제 등 전문의약품만 판매한다.
LG화학은 그룹 차원의 지원 하에 바이오 사업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방침이다. LG생명과학의 합병도 투자 재원 확보와 핵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기존 R&D 투자비의 3배 이상인 3000억~5000억원을 바이오 사업 강화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안에 구체적인 사업 장기플랜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LG생활건강은 화장품과 생활용품, 음료 등 기존 주력사업에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일반의약품 사업을 강화한다. LG생활건강의 지난해 매출액은 6094억원이다. 매출 비중은 화장품이 52%, 생활용품이 26%, 음료가 22%다.
음료 사업이 주력인 해태htb는 일반의약품과 드링크제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치주질환 치료제, 피부염 치료로션 등 의약품 라인을 확대할 예정이다. 현재 일반의약품 13개, 드링크제 22개가 허가를 받았다. 지난해 매출액은 2958억원이며, 대부분 음료 부문이 차지한다.
태극제약은 일반의약품(259개), 전문의약품(166개) 등 총 440여개 의약품 허가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 600억원에서 일반의약품이 약 80%를 차지한다. 기미, 주근깨, 색소침착 연고제 등 피부미용 치료제 시장에 강하다. 대형마트, 편의점, 드럭스토어 등 기존 유통망뿐만 아니라 태극제약을 통해 약국으로 영업망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LG화학 생명과학사업부가 간과했던 일반의약품 시장을 LG생활건강이 진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LG그룹이 제약 사업 계열사인 LG화학과 LG생활건강을 분업화·전문화시켜 육성시키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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