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판공제조합 이사장직은 공정위 출신 전유물?
이성구 전 소장 신임 이사장 추천…'공피아' 논란 재점화
2017-10-23 18:38:44 2017-10-23 18:39:36
[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이하 특판공제조합) 신임 이사장에 공정거래위원회 서울사무소 소장을 지냈던 이성구씨가 추천된 것으로 알려져 '공정위 출신 낙하산' 논란이 또 다시 불거질 전망이다.
 
앞서 특판공제조합은 지난 12일부터 18일까지 임원추천위원회를 통해 신임 이사장 초빙을 위해 추천대상 모집에 나섰다. 현재 복수의 추천자가 지원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조합은 향후 임원추천위원들의 주관 아래 서류심사와 면접을 거친 후 이사장을 최종 선임할 계획이다.
 
 
이 전 소장은 지난 2015년 1월까지 공정위에 몸을 담았다. 2015년 3월 이후 퇴직한 고위 공직자의 경우 공직자윤리법이 개정되며 퇴직 후 3년 이내 업무 관련성이 밀접한 단체나 기업에 취업이 제한되지만, 이 전 소장의 경우, 2개월차이로 법 개정 이전 대상자로 분류돼 공직자윤리위원회 신고 및 심사대상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다만 '공정위 출신의 낙하산 인사'가 사회적 문제로 자주 지적되는 가운데, 또 다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특히 이 전 소장이 이사장으로 추천된 특판공제조합의 경우, 공정위의 철저한 감시와 감독 아래 있는 단체로, 밀접한 관계다. 과거 '낙하산 논란'을 일으킨 공정위 출신 인사들이 퇴직 후 요직을 맡으며 상호 감시·감독 관계임에도 무분별한 '전관예우'와 '제식구 감싸기' 등 논란을 불러일으킨 만큼 적절치 못한 추천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지난 2014년 상조공제조합의 부실경영 논란이 불거졌을때에도 공정위 출신 이사장으로 인해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비판이 봇물을 이뤘다.
 
당시 김기준 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정위 전직 간부가 이사장으로 내려가 있으니 '제 식구 감싸기'에 급급해 조사도 제대로 하지 않고 부실 운영을 눈감아 준 것"이라며 "공정위 마피아, 공피아 낙하산 인사의 폐해가 결국 상조 소비자 피해보상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일각에선 특판공제조합의 안일한 인사검증 시스템을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지난 2002년 12월24일에 설립된 특판공제조합은 다단계 판매와 후원방문판매 업체 85개가 가입돼 운영되고 있다. 관련 시장이 커지고, 피해사례도 증가하며 조합의 역할은 더 중요할 수 밖에 없다. 조합의 이사장은 2년간의 임기동안 이같은 중대한 업무를 수행해야 함에도 낙하산 인사 논란의 소지가 있는 인사를 추천 받은 것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도 지난 6월 후보자 당시, 공정위 출신 간부들이 관련 법무법인, 공정위 산하기관 등에 취업하는 문제를 비판적인 견해로 바라본 바 있다. 당시 김 위원장은 공정위 출신 낙하산 인사 문제에 대해 "이 문제에 대해 사회가 가진 해법은 공직자윤리법 상 재취업 심사와 김영란법 두 가지라 생각한다"며 "두 가지 만으로는 지적하신 문제를 완전히 커버하기 어렵지 않나 생각하고 좀 더 윤리규정 강화하는 제도적 장치를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같은 논란에 대해 특판공제조합 임원추천위원회 관계자는 "신임 이사장으로 추천된 인사들에 대해서는 개인적 신상이라 공개하기 어렵다"면서 "정해진 일정에따라 임원추천위원회의 협의를 거쳐 이사장을 초빙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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