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윈 퓰너 헤리티지재단 회장과 한미재계회의 참석차 미국을 찾은 한국 경제인들이 북핵과 한미FTA 등 양국 현안에 대해 간담하고 있다. 사진/전경련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한미 재계가 FTA 개정 협상에서 상호 윈-윈하는 결과가 도출될 수 있도록 협력키로 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미국상공회의소는 10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워싱턴에서 제29차 한미재계회의 총회를 개최하고 이 같은 인식을 공유했다. 한미재계회의는 전경련과 미국상의가 양국의 경제 협력과 유대 강화를 목적으로 1988년 설립한 민간경제협의체로, 양국 재계 간 최상위 협력채널이다.
한국 대표단 위원장인 조양호 한진 회장은 “북한의 잇따른 핵 도발로 한반도 안보 상황이 불안정한 지금 새로운 한미FTA가 단순 경제협정이 아닌 63년 역사의 안보동맹을 굳건히 다지는 모멘텀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미재계회의가 2000년 처음 한미FTA를 제안해 양국 경제동맹의 기틀을 마련한 것처럼, 향후 개정 협상에서도 상호호혜적 무역·투자 증진 및 일자리 창출의 포지티브섬 협상 결과가 도출되도록 한미 재계가 함께 제반 여건을 조성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양국 경제계는 이날 총회에서 북한의 잇단 도발에 강한 우려를 표하고, 한미동맹이 동북아 및 세계 평화에 무한한 공헌을 했다며 지지를 표명했다. 더불어 한미동맹이 1954년 발효한 상호방위조약, 2012년 발효한 한미FTA라는 두 가지 축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다는 데 공감했다. 특히 한미FTA가 양국의 무역·투자 확대와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 창출의 기반이 된 만큼 협정 파기시 양국 기업의 수출경쟁력 저하와 수십만개의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또한 양국 경제계는 미국 무역수지 적자 원인이 한미FTA가 아닌 구조적 문제에 기인하며, 한미FTA가 없었다면, 양국 무역 불균형이 더 심화될 것이라는 인식도 공유했다. 때문에 한미FTA 개정은 양국 모두 윈-윈하는 상호호혜적 협정이 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 측 위원들은 미국의 잇단 반덤핑 및 세이프가드 등 수입규제 조치에 우려를 표하고, 보호무역주의 확산 저지와 자유주의 수호를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을 요청했다.
트럼프 미 행정부의 한국산 철강, 세탁기 등에 대한 잇단 반덤핑, 세이프가드 등 통상 공세 속에 이달 4일 한미FTA 개정 협상 착수 합의가 이루어짐에 따라 전경련은 주요 미국 투자기업과 전 통상관료 등 민관을 망라해 대표단을 구성했다.
한편, 한국 대표단은 앞서 10일 오전 미국의 대표적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의 설립자 에드윈 퓰너 회장과 만나 당면 현안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퓰너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 정권 인수팀 멤버로, 10여년간 미국 공공정책자문위원회 회장을 역임하는 등 미국 대외전략 수립과 집행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조 회장은 동북아 안보 전망에 관해 의견을 교환하고 북핵문제 해결, 한미동맹 강화, 우호적 통상환경 구축을 위한 퓰너 회장의 협조를 요청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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