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경기도 부천시가 약 2년 동안 적극 추진해온 상동 신세계백화점 건립 사업이 사실상 무산됐다.
특히 상권을 둘러싼 인천시와 부천시 간 갈등의 '불똥'이 결국 신세계로 튀면서 신세계는 소송전에 휘말릴 상황에 처했다.
부천시는 토지매매계약 마감시한이었던 30일
신세계(004170)가 '계약 불가'를 통보하자 신세계 측의 책임을 묻겠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하고 나섰다.
김만수 부천시장은 31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신세계가 시한인 30일 내에 백화점 건립을 위한 토지매매 계약 체결을 이행하지 않았다"면서 "세계의 민간사업자 지위 해제를 위한 절차를 밟고 사업 협약 불이행에 상응하는 법적 대응에도 나서겠다"고 강력 경고했다.
김 시장은 "신세계가 지난 2년여 간 부천 시민과 시 행정을 우롱한 데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며 "소송을 통해 협약이행보증금 115억원과 사업 추진을 위해 소요된 용역비 등 제경비를 청구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 시장은 지난 23일 신세계 측에 30일까지 신세계백화점 부천점 토지매매 계약을 체결하자는 최후통첩했다.
그러나 인천시 부평구 상인들이 입점 반대를 주장하며 반발, 신세계는 최근까지도 난색을 표하면서 결국 토지매매 계약은 성사되지 않았다.
신세계는 전날 부천시에 보낸 공문에서 "중소상인단체의 반발과 지자체 간 갈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계약을 체결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정용진 부회장이 지난 24일 "지자체 간 분쟁과 갈등이 해소돼야만 우리가 들어갈 수(입점할 수) 있다"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신세계와 부천시 안팎에선 상동 신세계백화점 건립이 2년 넘게 지연되는 과정에서도 '사업 무산'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예상치 못했던 게 사실이다. 최근 정용진 부회장도 '선 갈등 해소'를 요구하며 "기회를 주면 열심히 하고 기다리라고 하면 끝까지 기다릴 것"이라고 말하며 신세계가 먼저 사업을 포기하지는 않겠다는 의중을 표시하기도 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우리가 상동 백화점건립 사업에 대해 포기나 등을 선택할 입장이 못 된다"며 "지역간 갈등이 잘 해결되길 기다리고 있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역 상권간 갈등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사업규모 축소해가며 사업 추진 의지를 우리도 계속 내비쳐왔는데 상황이 이렇게 돼 너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실제 신세계가 부천에 세우려는 것은 당초엔 '스타필드'로 훨씬 큰 규모의 사업이었다. 신세계는 지난 2015년 6월 부천시 원미구 상동 부천영상문화단지 내 복합개발사업자 공모에 참여해 그 해 9월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얻고 스타필드 부천 사업의 첫 발을 내딛은 바 있다. 그러자 인근 인천시 부평구와 계양구 중소상인들 사이에서 우려와 성토가 터져 나왔고 현재까지 격한 여론전과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부천시는 신세계와 계획된 협업을 아예 중단하고 향후 새로운 파트너를 구할 계획도 세워 놓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신세계 측은 소송 등 향후 다가올 상황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만수 부천시장이 31일 부천시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세계와 토지매매계약이 불이행된 데 대해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사진/부천시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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