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상위 제약사들의 외형이 상반기 크게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한양행(000100)이 제약업계 최초로 상반기 매출 7000억원을 돌파했다.
녹십자(006280)는 매출 5000억원을 넘어섰다. 그외 상위 제약사들도 매출이 늘어 올해 매출 1조원 달성에 도전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제약사 1위 유한양행의 매출액은 7019억원으로 전년 동기(6047억원) 대비 16.1% 성장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71억원으로 전년 동기(360억원) 대비 30.9% 늘었다.
도입 신약(상반기 3509억원)과 원료의약품 수출(2464억원)이 전년비 16.9%, 31.6% 성장하며 전체 매출 증가를 이끌었다. 신규 도입한 길리어드의 C형간염치료제 '소발디'와 '하보니'의 매출이 3분기부터 반영되면서 하반기에도 견조한 성장세가 예상된다. 증권가에선 소발디와 하보니 도입 효과로 유한양행에 500억원 이상 신규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유한양행은 2014년(1조81억원) 120여년 제약업력 최초로 연매출 1조원을 돌파한 업체다. 2015년(1조1220억원)과 2016년(1조3120억원) 연매출을 경신했다. 올해에는 1조5000억원 달성이 기대된다.
녹십자는 유한양행에 이어 제약사 2위에 올랐다. 상반기 녹십자의 매출액은 6055억원으로 전년 동기(5493억원) 대비 10.2%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482억원으로 전년 동기(349억원) 대비 38.11% 늘었다. 주력 사업인 혈액제제와 백신 부문 실적 호조에 힘입어 외형과 수익성이 대폭 개선됐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판매관리비가 전년 동기보다 감소한 것도 수익성 개선에 영향을 끼쳤다. 하반기에는 독감백신이 본격적으로 공급되면서 국내 사업 호조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015년(1조478원), 2016년(1조1979억원)에 이어 3년 연속 1조원 돌파가 기대된다.
한미약품(128940),
대웅제약(069620),
종근당(185750)도 매출 1조원에 도전하고 있다. 상반기에는 한미약품이 4563억원으로 3위를 기록했다. 대웅제약이 4277억원, 종근당이 4207억원 순이었다. 대웅제약과 종근당은 신규 도입약 효과로 외형이 성장하는 추세다. 대웅제약은 LG화학의 당뇨치료제 '제미글로'를 판매하고 있다. 종근당은 당뇨병치료제인 '자누비아'와 '자누메트', 고지혈증치료제인 '바이토린'과 '아토젯' 등 MSD의 7개 품목을 도입했다. 한미약품은 상반기 외형이 소폭 감소했다. 지난해 사노피아벤티스와 계약이 부분 해지되면서 기술료를 돌려준 것이 매출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매출 1조원 시대에 접어들면서 국내 제약산업이 한단계 진일보했다는 평가다. 제약산업이 규모의 경제로 나아가는 첫걸음을 열었다는 설명이다. 신약개발은 기술집약적인 산업으로 막대한 투자와 장기간의 연구가 필요하다. 제약사가 신물질 탐색에서부터 신약 상용화까지 전과정을 전부 진행시키기 위해선 규모의 경제가 필수적이다. 기업의 덩치를 키워 신약개발 역량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1조원 매출 달성은 국내 제약사가 신약개발 역량을 확대할 수 있는 규모의 경제의 기반이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R&D로 선순환하면서 혁신신약 개발과 글로벌 진출이 활발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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