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치던 스크린야구, 성장세 '주춤'
적합 공간 비싸고 찾기도 힘들어…프랜차이즈 갑질도 가맹 불신 확산
2017-08-01 18:38:23 2017-08-01 18:38:23
[뉴스토마토 정재훈기자] 최근 3년간 폭발적 성장을 거듭하던 스크린야구 업계가 올해들어 주춤하는 모양새다. 스크린골프장보다 3배 이상 넓은 공간이 부족한 점이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또 타 업종의 프랜차이즈 가맹사업본부의 잇단 갑질사태와 맞물린 가맹본부에 대한 불신이 확산되기 때문으로 보인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스크린야구장 브랜드 매장은 전국에 450여개가 분포되어 있다. 지난해에만 200여개 이상의 매장이 오픈했다. 업계는 이같은 추세를 고려해 올해 전국 1000개 매장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현실은 정체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성장 둔화가 감지되는 곳은 업계 선두 리얼야구존이다. 2014년 서울 방이동에 1호 매장을 낸 후 올초까지 190개를 오픈하며 순항을 거듭했다. 하지만 이후 현재까지도 매장 수 200개를 넘기지 못하고 있다. 단순 계산으로 올해 들어 신규 가맹점을 채 10개도 유치하지 못한 셈이다. 지난해에만 100개 이상 매장을 늘린 것과 사뭇 대조적이다. 이러한 실적 악화가 '연내 상장'이라는 목표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지난 2014년 3월 국내 최초로 스크린야구 사업을 시작한 이래 업계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지만,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할 경우 후발 주자에게도 밀릴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2월 사업을 시작해 업계 2위에 올라 선 스트라이크존은 지난 3월에 100호 매장 문을 열었다. 현재까지 164건의 가맹계약이 완료된 상태다. 레전드야구존도 지금까지 총 92개 매장을 확보하며 100호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지만 폭발적 성장과는 비교된다. 
 
성장세에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가장 먼저 꼽히는 것은 '넓은 공간'이다. 스크린야구 업체들은 가맹점 출점에 앞서 점포조건으로 실면적 396㎡ 이상을 제시하고 있다. 야구 종목의 특성상 최소로 필요한 공간이 스크린골프장과 비교하면 3배 이상 넓다. 하지만 이를 만족시킬 만한 공간이 부족하다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공간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적절한 부동산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임대료가 비싼 수도권, 특히 서울에서 대규모 공간을 갖춘 장소를 찾기가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리얼야구존의 서울지역 매장은 11개, 레전드야구존은 5개에 불과하다.
 
최근 잇따른 본사의 갑질사태로 인해 급격하게 악화된 프랜차이즈에 대한 인식도 걸림돌이다. 이 때문에 각 업체들은 상생을 기치로 내걸고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펼치고 있다. 최근 스트라이크존이 '착한 프랜차이즈'를 표방하며 정책협의회를 발족시킨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책협의회는 가맹본부와 가맹점들이 서로 소통하며 상호 발전을 논의하는 회의체 역할을 한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시장이 포화됐다고 보지는 않는다"면서 "관련 업체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며 작년보다 경쟁이 한층 치열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시장을 선도하는 확실한 1위 브랜드가 생기기 전까지는 업체 간의 피 튀기는 경쟁이 지속되며 특정 회사의 매장이 크게 늘어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스크린야구 업계의 성장세가 크게 둔화됐다. 사진은 스트라이크존 매장 모습. 사진=스트라이크존
 
정재훈 기자 skjj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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