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윤기자] 수주 불황에 따른 '일감 절벽'이 조선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현대중공업(009540)에 이어
삼성중공업(010140)도 거제조선소 도크 2개를 중단했다. 정부가 국내 선사의 선박 발주를 유도하기 위해 폐선 촉진 보조금 등 정책을 냈지만, 업계는 실효성에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25일 거제조선소의 해상 플로팅 도크 1호기의 가동을 이달 말 중단한다고 밝혔다. 지난 2001년 11월 가동을 시작한 이 도크는 해상에 떠 있는 형태로, 길이 270m 폭 52m 규모다. 앞서 지난달 말에는 같은 조선소 육상 도크 1호기 운영을 중단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삼성중공업은 25일 거제조선소 내 도크 2기를 운영 중단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전경. 사진/뉴시스
삼성중공업은 거제조선소에 육상 도크 3기와 해상 플로팅 도크 4기, 해양플랜트 전용 도크 1기 등 모두 8기를 갖고 있다. 조선업은 수주 후 1년여의 설계, 자재구매 등을 거쳐 도크에서 생산을 한다. 도크내 일감으로 이어지려면 1년여의 시간이 필요한 셈이다. 그러나 삼성중공업은 지난해에 하반기에만 LNG선 1척과 유조선 6척 등 모두 7척(5600억원)을 수주했다. 올해 상반기 수주한 선박과 플랜트 등 15척(5조7000억원)까지 제외하면, 현재 거제조선소의 남은 일감은 9조원대에 그친다. 수주 잔량이 1년치 일감 수준 밖에 안 되는 것이다.
조선업계 일감 절벽은 현대중공업이 지난해 울산조선소 도크 2개의 운영을 중단하면서 본격화됐다. 이어 이달 초 군산조선소가 운영을 잠정 중단했고, 전체 11개 가운데 3개 도크가 가동을 하지 않고 있다. 울산조선소 내 추가 도크 중단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우조선해양도 전체 7개 도크 중 해상 플로팅 도크 2개를 매각했다. 여기에 해상 플로팅 도크 1기에 대한 매각도 진행 중이다.
일감 절벽이 확산되면서 업계에서는 정부의 조선산업 지원 정책 중 핵심인 '폐선 촉진 보조금' 정책 실효성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폐선 촉진 보조금'은 국내 선사가 노후 선박을 폐선하고 신규 선박을 국내 조선소에 발주할 경우 선가의 10%를 지원하는 제도다. 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국내 선사들이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국 조선소에 발주를 많이 내고 있다"며 "폐선 촉진 보조금이 국내 조선소의 수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주장했다.
신상윤 기자 newm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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