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토마토 이해곤기자]오는 14일 이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취임한 지 한 달이 된다. 한달 만에 이른바 '김상조 효과'가 연이어 나타나고 있다. '재벌 저격수'의 명성에 이어 '을의 눈물'을 닦아주겠다고 나선 그의 강력한 의지에 기업들이 나서서 재발 방지를 약속하고, 관련 시스템 강화 등을 준비하고 나서고 있다.
가장 먼저 이슈가 된 곳은 BBQ. BBQ는 지난 5월 자사의 제품에 대해 평균 6~7%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당시 가격 인상 관련 뚜렷한 명분이 없었고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전가한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에 공정위는 지난달 15일 BBQ가 가맹점으로부터 광고비 부담 명목으로 판매 수익의 일정 부분을 거둬가는 과정에 가맹사업법 위반 혐의가 있는지 등에 대해 조사를 시작했다. 공정위 조사 시작 직후인 지난달 16일 BBQ는 가격 인상 철회를 발표했고, 이후 교촌과 BHC 등 주요 치킨프랜차이즈들도 가격 인상을 취소하거나 가격 인하에 나섰다.
지난달 25일에는 하도급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현대 계열사 현대위아가 자료를 배포, 전자입찰시스템 개선과 하도급법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현대위아 관계자는 "공정위의 지적을 받았고, 시정 완료 내용을 발표하고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 관련 자료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적극적인 해명에 나서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한 재계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시민단체 시절 재벌 개혁의 전면에 나섰고, 취임 이후에 이 경험들이 기업들에게 긴장감을 주는 것이 사실"이라며 "기업들은 김 위원장의 행보를 눈여겨 보는 한편 이에 대비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달 29일 공정위가 '하도급거래 분야 상습 법 위반사업자'를 발표한 뒤에도 변화는 감지됐다. 이 명단에 유일하게 대기업 계열사로 이름을 올린 한화S&C는 명단 발표 당일 곧바로 개선 계획을 발표했다. 한화S&C 관계자는 "회사 차원에서 무거운 책임을 느끼고 있으며, 앞으로는 위반 사례가 단 한건도 재발하지 않도록 내부적으로 개선 노력을 철저히 이행할 계획"이라며 "김 위원장 취임 이전에도 관련 시스템 강화 노력을 해 왔지만 김 위원장 취임 이후에는 내부적인 인식이 변한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공정위 내부에서도 김 위원장 취임 이후 이 같은 변화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공정위 관계자는 "새 위원장이 취임한 뒤 앞으로 바람직한 기업간 경쟁문화가 자리 잡힐 것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고 말했다.
지난 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공정거래위원회 신뢰 제고 추진 방안을 발표 중인 김상조 위원장. 사진/뉴시스
세종=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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