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프랜차이즈' 철퇴로 '을의 눈물' 닦아줘야
2017-07-07 06:00:00 2017-07-07 12:54:15
문재인 정부 들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이 프랜차이즈 업계의 갑질에 대해 정조준하고 나서면서 가맹사업자의 갑질을 강력하게 규제할 수 있는 법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최근 BBQ, 미스터피자, 호식이두마리치킨을 비롯해 여럿 프렌차이즈 본사 사주가 편법증여·가족사 일감몰아주기·가맹점 비용전가 횡포 등 도넘은 갑질 논란이 사회적 이슈로 부상하면서 가맹사업에 대한 규제 입법을 종용하고 있다.
김종훈 산업2부장.
윤홍근 BBQ치킨 회장이 회사 지분의 대부분을 아들에게 넘기면서 세금은 달랑 50만원 낸 것으로 알려졌다. 아들이 최대주주인 가족회사를 세워 일감몰아주기로 덩치를 키운 뒤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아들에게 회사를 편법증여한 것이다.
 
미스터피자는 탈퇴한 가맹점주 가게 근처에 직영점을 열어 폐업을 시킬 목적으로 이른바 '보복영업'을 했다. 이 같은 행위는 프랜차이즈 업계에 만연해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한 프랜차이즈업체 가맹점주는 "가맹본부로부터 재료 등을 공급받는 프랜차이즈업의 특성상 피자통행세 등과 유사한 행태가 업계에 광범위하게 퍼져있다"며 "이번 기회에 프랜차이즈업계 전체의 전수 조사가 이뤄지면 문제가 드러날 곳이 한두 곳이 아닐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프랜차이즈업계 한 종사자도 “나도 몸담고 있지만 사주의 횡포에 염증을 느낄 지경이다”며 “이참에 업계 전체를 국세청과 공정위가 꼼꼼히 스크린해서 사회적 적폐를 청산해야 하는데 공감한다”고 털어놨다.
 
문제는 이같은 프랜차이즈의 횡포가 한 가정을 무너트리고 샐러리맨, 공무원, 군인 등 각계각층에서 청춘을 바쳐 평생을 모은 종자돈으로 ‘인생 2모작’을 꿈꾸며 투자한 돈을 일순간에 파산하는 악순환 구조를 양산한다는 점이다. 작년 한국의 자영업자 비율은 세계 4위 수준이다(경제협력개발기구 34개국 조사). 100세 시대를 바라보는 시점에서 상당수 퇴직자들이 은퇴 후 2모작을 위한 자영업자의 길로 들어선다. 직장 외에는 경험이 없던 샐러리맨들이 성공적인 창업을 기대하며 수억원을 투자해 프랜차이즈를 택한다.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고가의 가맹비와 인테리어비, 로열티 등을 가맹점으로부터 챙기지만 이에 더해 가맹점에 인테리어 교체비용을 전가하거나, 전속 물류계약 등을 놓고 ‘갑질’까지 하는 행태까지 추가된다.
 
대부분이 처음부터 퇴직금에 더해 대출까지 받는데다가 임대료까지 추가되면 수익을 남기기 힘든 구조다. 이 때문에 가맹점을 두지 않고 직영점만 운영하는 유명 커피전문점 스타벅스 직영점 조차도 폐업을 하는 경우가 목격된다. 자영업자의 성공률이 1% 수준이다. 그런데 이 와중에 돈을 벌만하면 멀쩡한 인테리어를 갈아야 한다고 고가의 인테리어비를 요구하고, 시장가 보다 비싼 원재료를 억지로 구매하라며 이른바 '통행세'까지 챙긴다.
 
또한 갑질 프랜차이즈 본사 가맹점이 1000호 점을 돌파해 포화상태에 이르면 브랜드명만 살짝 바꿔 자회사를 설립하고 가게 바로 옆집에 새 가맹점을 열어주는 '꼼수'로 법망을 비켜간다. 경쟁 업종이 길가에 즐비하면 붙어서 장사가 잘 될일이 만무하다. 
 
경제시민단체에서 '재벌 저격수‘로 사회를 감시했던 김상조 공정위원장이 취임사에서 밝힌 ‘을의 눈물’을 제대로 닦아줄 수 있도록 '일벌백계'로 다스려 프랜차이즈업계에 만연한 ‘적폐’를 청산한 선봉장으로 역사에 기록되길 응원한다.
 
김종훈 기자 f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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