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업 공들이는 건설사, ‘소비자 밀착형 사업’ 눈길 돌려
"브랜드 인지도 높여"…주택분양 '시너지 효과'
2017-05-22 06:00:00 2017-05-22 06:00:00
해외 수주 저조, 국내 주택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건설사들이 신사업 발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복합휴양시설, 호텔, 레저, 면세점 등 ‘소비자 밀착형’ 사업부문으로 확장하면서 브랜드 인지도 강화는 물론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까지 시너지 효과를 높이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건설은 올해 주류 도소매업 등에 진출할 계획이다. 신세계건설은 자사가 보유한 골프장에서 선물용 와인 등을 판매하기 위해서다.
 
신세계건설은 현재 자유컨트리클럽과 트리니티컨트리클럽 등을 운영 중이다. 트리니티컨트리클럽은 국내 최고 품격을 자랑하는 회원제 명문 클럽으로 코스설계부터 인테리어까지 세계 거장들의 손을 통해 만들어진 유명 골프장이다. 지난 2015년 골프장 운영과 아쿠아 사업, 스포츠 서비스 등의 사업영역을 정관에 포함시킨 바 있는 신세계건설은 사업영역을 다각화하는데,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호반건설이 올해 1월 인수한 제주도 '퍼시픽랜드' 조감도. 사진/호반건설
 
호반건설 역시 올해 1월 제주도 중문관광단지 내 퍼시픽랜드를 인수해 숙박 및 복합 휴양문화 시설에 눈을 돌리고 있다. 제주도 호텔 용지 중에서 유일하게 마리나 시설을 보유해 중문관광단지 내 명소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호반건설은 국내 주택부문에 치중된 사업구조를 재편하기 위해 레저사업부문을 빠르게 강화하고 있다.
 
서희건설은 지난 2015년 편의점 시장에 뛰어들어 눈길을 끈 바 있다. 앞서 지난 2009년에는 휴게소와 주유소 사업에도 진출해 유통·서비스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서희건설의 편의점은 인수 당시 96개에서 현재 160개로 급증했다. 
 
업계 관계자는 "서비스업의 경우 B2C로 기업의 인지도를 높이기에 좋고, 이는 주택분양에서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다만, 신사업 진출에 신중한 검토와 치밀한 전략이 수반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림산업이 올해 마포 글래드를 오픈하고, 내년 대치 글래드를 오픈할 계획이다. 대림산업은 호텔사업 부문을 빠르게 강화해 사업 다격화에 나서고 있다. 사진/대림산업
 
대형 건설사들도 사업 다각화에 공을 들이기는 마찬가지다. 대림산업은 지난 2014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 호텔 브랜드 글래드를 론칭하면서 호텔업에 진출했다. 기존 호텔 리조트 사업을 담당하는 오라관광이 운영·서비스를 맡는 구조다.
 
대림산업은 제주와 서울 강남에 글래드 호텔을 선보였고, 조만간 마포에도 글래드 호텔을 출시할 방침이다. 내년에는 강남 대치동에 새로운 글래드 호텔을 선보여 장기적으로 약 3000개실 규모의 호텔을 운영할 계획이다.
 
현대산업개발은 호텔신라와 손잡고 지난 2015년 면세점 사업에 뛰어들었다. HDC신라면세점은 사드 문제로 중국 관광객이 급감한 가운데 올해 1분기 ‘나홀로 흑자’를 달성하면서 저력을 보였다. 대부분 면세점이 적자를 기록하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과 대조를 보이고 있다.
 
현대산업개발과 호텔신라가 지난해 3월 'HDC신라면세점 오픈식'을 개최했다. 사진/뉴시스
 
이외에 대우산업개발은 프랑스 베이커리 브랜드 비리오슈도레를 국내에 론칭하면서 베이커리 시장에 진출했고, 현재 11호점까지 오픈했다. 이처럼 건설사들이 전통적인 사업영역을 떠나 신사업에 눈을 돌리는 건 주택분양 사업의 의존도를 낮추고, 신사업을 통해 지속 가능한 경영에 나서겠다는 전략이 짙게 깔렸다.
 
무엇보다 당분간 시중금리 인상, 입주물량 과잉공급, 해외 건설경기침체 장기화 등 여러 악재 탓에 국내 주택시장이 하강국면에 빠질 수 있다는 자체 판단에 따른 것이다. 위기관리 차원에서 새로운 먹거리 창출이 절실하다는 얘기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콘텐츠본부장은 “지난 몇 년간 건설경기가 침체에 빠지면서 건설사들이 상가시설 임대·운영 등 다양한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면서 “특히 중견 건설사들의 경우 새로운 사업진출에 대한 의사결정이 빠르다”고 말했다.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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