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지표종 ‘때까치’ 남산 번식 확인
생태계 상위포식자로 다양한 식생 증명
2017-05-08 15:34:08 2017-05-08 15:34:58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생태계 상위에 존재해 생태계의 다양성을 살펴볼 수 있는 생태지표종 ‘때까치’가 서울 한복판 남산에서 2년 연속 번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8일 서울시중부공원녹지사업소와 야생조류교육센터 그린새에 따르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 ‘남산의 새 시민모니터링단’을 구성해 서울 남산공원의 소생물권서식지와 장충자락에 인공새집을 추가 설치해 총 70개의 인공새집을 관찰하고 있다.
 
인공새집은 3cm 가량 구멍의 박새류 용이 일반적이지만, 남산공원에 설치한 것은 3cm 이외에도 6cm, 9cm의 대형 조류용 인공새집도 설치해 다양한 개체의 인공새집 번식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
 
도심 숲에서 대형 인공새집을 설치해 모니터링한 경우는 남산공원이 국내 최초다.
 
특히, 올해 모니터링에서는 생태지표종인 소형맹금류 때까치의 번식을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확인하는 성과를 올렸다.
 
흔히 ‘작은 체구에 사냥본능을 가진 귀여운 학살자’라 불리는 때까치는 18~20cm 크기의 전형적인 산림성 소형맹금류로 도마뱀, 개구리, 작은 새, 쥐 등 양서파충류와 곤충류, 소형 조류를 잡아먹으며, 종종 먹이를 잡으면 나뭇가지나 철조망에 꽂아 놓는 저장습성을 가지고 있다.
 
다양한 육식동물을 먹이로 삼기 때문에 생태학자들은 때까치의 생태조사만으로도 주변생태계의 전반적인 현황 및 변화 추이를 연구하는데 주요한 지표로 삼고 있다.
 
때까치는 환경변화에 민감한 종으로 먹이 이용 상태에 따라 알의 크기가 변하며, 알을 먼저 낳을수록 먹이 확보가 유리해 새끼의 생존율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암컷은 무리들 사이에서 알을 먼저 낳기 위해 심지어 알의 크기를 줄이기도 하며, 알의 크기를 통해 먹이 생태계의 변화를 알 수 있어 생태지표종으로서 연구가치를 인정받는다.
 
이처럼 서울 남산공원에서 상위포식자인 소형맹금류 때까치의 산란번식이 관찰되는 것은 남산공원이 다양한 식생에 따른 안정적인 생태계를 이루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남산의 새 시민모니터링단은 야생조류 모니터링 지역과 횟수를 작년에 비해 더 확대하고 생물종 보호 및 서식지보전을 위한 활동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들은 지난해에도 도심 최초로 멸종위기종 새매와 천연기념물 솔부엉이의 번식을 확인하는 등 서울 남산공원의 야생조류 총 27개과 61종의 야생조류를 관찰·기록한 바 있다.
 
이춘희 서울시 중부공원녹지사업소장은 “남산공원이 먹이사슬의 최상위 포식자가 서식하는 안정적인 생태계임이 증명됐다”며 “이번 사례를 바탕으로 민간의 전문성과 행정이 함께 하는 협업모델을 다양한 분야로 확대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서울 남산공원에서 관찰된 어미 때까치와 새끼들. 사진/ 서정화 야생조류교육센터 그린새 대표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진규 온라인뉴스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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