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정운 기자] 저축은행업계가 창업주 경영 체제인 오너 위주 경영 방식에서 경영전문인 영입이나 내부 인사를 통해 대표이사를 새로 선임하는 등 경영 체제 전문화를 추진하고 있다. 창업주 경영에서 벗어나 오너 리스크에 따른 사금고화 해결과 자본 건전성·수익성 강화 등 경영 성과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28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웰컴·OK·HK·JT친애·SBI저축은행 등 대형 저축은행들이 대표이사를 창업주(오너)가 아닌 전문경영인들로 교체해 경영 전반에 나서고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과거 저축은행들의 대부분이 창업주가 회사를 운영하는 방식에 따라 개인의 사금고화·부정 대출 등 많은 사건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며 "저축은행 부실 사태 이후 대형 저축은행들을 중심으로 전문경영인을 영입해 성과 위주의 경영과 리스크 관리 중심의 경영 방식을 도입하고 저축은행 사태 이후 빠른 속도로 경영 정상화를 진행하는 등 이미지 개선에도 큰 역할을 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웰컴저축은행은 주주총회를 통해 손종주 웰컴저축은행 창업주 겸 대표가 물러나고 신임 대표이사 자리에 김대웅 전무(총괄임원)가 승진해 선임됐다. 또 OK저축은행은 지난해 창업주 겸 대표였던 최윤 아프로서비스그룹 회장이 퇴임하고 정길호 경영지원본부장이 대표 자리에 올랐다.
이외에도 HK저축은행의 구영우 대표이사는 부대표를 역임한 바 있으며 JT친애저축은행은 윤병묵 대표이사, SBI저축은행은 임진구·정진문 각자 대표 체제 등 외부 경영 전문가를 영입해 경영에 임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일각에선 과거 저축은행 사태를 통해 전문경영인과 창업주 이원체제를 통해 운영했던 저축은행들의 폐업 사례가 있어 전문경영인 체제에 대한 실질적인 운영이 이뤄져야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대표이사 자리에 전문경영인이 선임되도 창업주가 후선에 자리하고 있어 실질적인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 저축은행 사태를 통해 구조조정된 진흥·솔로몬·토마토 저축은행 역시 경영전문인을 선임하고 각자 대표 체계를 통해 운영에 나섰지만 결국 폐업한 바 있다"며 "전문경영인을 앞세워 경영에 나서도 후선에 자리한 창업주의 영향에 따라 경영이 좌지우지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배제한 실질적인 경영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저축은행업계는 과거 저축은행 사태를 통해 오너 리스크와 경영 악화에 대한 학습 효과를 토대로 반면교사 삼았기 때문에 전문 경영진을 통한 경영 정상화와 건전성 강화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물론 과거 전문경영인을 통해 경영에 실패한 저축은행 사례가 있지만 최근 업계는 지난 과오를 딛고 흑자전환과 이미지 쇄신을 통한 건전성 강화·리스크 관리를 중점적으로 시행해왔다"며 "오너 위주의 경영방식을 통해 경영 악화를 겪은 경험을 발판 삼아 전문경영인을 영입하는 경영 체제 구축은 앞으로도 저축은행 업계 전반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저축은행업계가 창업주 경영 체제인 오너 위주 경영 방식에서 경영전문인 영입이나 내부 인사를 통해 대표이사를 새로 선임하는 등 경영 체제 전문화를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국내 저축은행 창구의 모습. 사진/웰컴저축은행
이정운 기자 jw891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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