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는 지금 누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 2월의 실업률은 5%를 기록, 실업자만 135만 명에 이르렀다. 더구나 대통령탄핵이라는 정치적 혼란과 그에 따른 조기 대선으로 정부는 관련 경제정책에 힘을 쏟을 여력도 없어 보인다. 실업률 5%의 의미와 대응책 등을 김상봉 한성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의 분석으로 짚어본다.(편집자)
2017년 2월 실업률이 5.0%를 나타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 5.0%와 같으며, 그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IMF 외환위기가 끝나가던 시점인 2001년 3월의 5.1% 이후 최대치를 나타낸 것이다.
통계청의 고용동향에서 2월 경제활동인구는 2713만8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40만4000명이 증가했다. 이 중 취업자수는 2578만8000명으로 전년동월에 비해 37만1000명 증가했다. 반면 실업자수는 135만명으로 전년동월대비 3만3000명 증가했다. 2017년 2월의 경제활동참가율은 62.2%이며, 고용률은 59.1%로 60%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과거 정부가 끝나는 달의 실업률과 고용률을 살펴보면 흥미로운 현상이 관찰된다. 15대 김대중 정부 임기 마지막 월인 2003년 2월의 실업률은 3.8%이고, 고용률은 57.8%였다. 16대 노무현 정부의 임기 마지막 월인 2008년 2월의 실업률은 3.5%였고, 고용률은 58.0%였다. 17대 이명박 정부의 마지막 월인 2013년 2월의 실업률은 4.0%, 고용률은 57.2%였다. 현 정부의 가장 최근 통계치인 2017년 2월 실업률은 5.0%, 고용률은 59.1%다. 정부가 지날수록 임기 마지막 월의 실업률이 점점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매년 2월마다 찾아오는 청년 실업 문제, 올해도 여전
현 정부 들어 매년 2월 달의 실업률을 보면 출범 시점인 2013년 2월 실업률은 4.0%, 2014년 2월 실업률은 4.5%, 2015년 2월 실업률은 4.6%, 2016년 2월 실업률은 4.9%를 나타냈다. 즉, 2월 실업률이 점점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연령별 경제활동참가율으로 살펴보면, 20세~29세의 경제활동참가율만 감소했다. 즉 2월에 20대가 대학을 졸업하기 때문에 경제활동참가율은 감소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연령대에서 여자보다 남자의 감소폭이 2배 정도 더 큰 것도 주목된다.
전체 실업률을 성별로 보면, 남자의 실업률은 전년동월대비 동일하지만, 여자의 실업률은 상승했다. 실업률은 60세 이상에서 가장 많이 감소하였으며, 20세~24세, 30대 순으로 증가했다. 즉, 고령층의 실업이 늘어나고 있으며, 대학을 졸업하는 일부 젊은 세대와 노동시장 진입 후에 구조조정을 통한 실업률이 증가한다고 볼 수 있다. 연령별 고용률을 보면, 20대를 제외한 모든 연령대에서 상승했다.
산업 구조조정의 여파도 실업률을 높이는 요인
20대 남자의 고용률은 54.4%, 여자 고용률은 58.7%로 나타나고 있어, 전체 59.1%보다 낮게 나타나고 있다. 15세~29세의 청년실업은 54만8000명, 청년실업률은 2.3%로 전월 8.6%보다 4.7% 포인트 증가했으며 전년동월대비 0.2% 감소했다. 따라서 전체적으로 20대의 경제활동참가율은 감소했는데, 이 중 일부는 실업률을 끌어올렸고, 고용률은 감소시키며 실업률 5%를 만들어내는 것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산업별 취업자를 살펴보면, 건설업(14.5만명),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7.5만명), 도매 및 소매업(6.8만명), 교육서비스업(6.6만명)은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제조업(-9.2만명), 운수업(-3.4만명), 농림어업(-1만명), 금융및보험업(-0.6만명), 사업시설관리 및 사업지원서비스업(-0.6만명) 등은 감소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제조업 취업자가 대폭 감소했으며, 2016년 7월부터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이는 조선·해운 구조조정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정부는 이에 대한 ‘일자리 브리지’ 등을 마련해 제대로 된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비경제활동인구는 1649만5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4만5000명 감소했다. 비경제활동인구에서 ‘연로’, ‘쉬었음’, ‘가사’ 등에서 증가했으나, ‘육아’에 의한 감소가 9만명으로 연로·쉬었음·가사에 의한 비경제활동인구 증가의 합보다 많다. 즉 육아에서 다시 노동시장 안으로 들어오는 유입이 늘어났다는 의미가 된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취업을 희망하고 취업이 가능했으나, 다양한 이유로 일자리를 구하지 않은 자 중 지난 1년 내 구직경험이 있었던 구직단념자는 49만8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2만4000명 증가했다.
30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 제고 대책 필요
20대의 경제활동참가율은 남성이나 여성이나 별로 차이가 없다. 그러나 30대로 들어서면 남성 93.4%, 여성 59.5%로 확연한 차이가 난다. 실업률만 놓고 보면 남성 3.7%, 여성 3.0%로 별로 차이가 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즉 30대 여성들이 육아 등을 전념하기 위하여 비경제활동인구로 빠지게 되므로 실업률은 거의 비슷하게 보이게 된다. 이들을 노동시장으로 다시 돌아오게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40대와 50대도 여전히 남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높으나 남성과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의 차이는 30대보다 적게 나타난다. 따라서 30대 여성에 대한 노동 정책이 보다 다양화되고 구체화될 필요가 있다.
실업이 줄어들거나 고용이 늘어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경제성장이다. 경제가 저성장의 상황에서 실업률이 낮아지기는 어렵다. 현재의 경제성장률 1%~2%에서 실업률이 증가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러한 상태에서 공공부문의 고용을 늘리는 것으로 실업률을 낮추거나 고용률을 끌어올리는 것은 한계가 있다. 청년실업을 줄이기 위해서는 청년이 중소기업을 택하고, 중소기업이 보다 크게 나아갈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이는 재정으로 일부 충당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연봉격차가 1500만 원 정도라면, 연봉격차만큼 정부가 기업에게 지원할 것이 아니라, 개인에게 직접 지원해야 한다.
양육·보육정책 보다 강도 높게 추진돼야
30대 여성의 경우, 출산으로 인해 노동시장으로 다시 돌아오지 못하는 이유는 기업에서 평가 등을 통해 승진에 대한 평등을 보장하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가정양육으로 인한 심리적인 고통을 포함하는 현실적인 비용이 노동시장에 진입해 얻는 승진 등을 포함하는 현실적인 소득보다 작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을 노동시장에 재진입시키기 위해 양육 및 보육 정책이 보다 강도 높게 연계되어야 한다. 경제성장과 일자리에 대한 성별과 연령에 대한 집중적인 정책과 제도, 사회적인 분위기를 바꿀 수 있어야 한다.
지난해 12월15일 오후 경기 수원고용복지센터에서 실업자들이 실업급여 혜택을 위해 교육을 받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국가미래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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