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성은 기자] 최근 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유리천장'을 깬 고위직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다. 보수적인 자동차업계의 경우 여전히 남성임원의 비중이 높지만 최근 들어 소폭 증가하는 추세다.
7일 <뉴스토마토>가 세계여성의 날(3월8일)을 맞아 국내 완성차업체 5개사 여성임원 현황을 조사한 결과 전체 여성임원 수는 총 32명으로 조사됐다.
(왼쪽부터) 김효린 이사, 조미진 전무, 강은영 이사대우, 이소영 이사. 사진/현대차그룹
국내 완성차업체 위주로 살펴보면 현대자동차그룹은 2010년부터 여성임원에 대한 승진인사를 단행해왔다. 김화자 이사대우는 2010년 현대차 최초 여성임원으로 선임됐다.
2010년 2명에 불과했던 여성임원의 수는 2011년 4명, 2012년 5명, 2013·2014년 6명, 2015년 9명, 2016년 10명, 2017년 11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단행한 '2017년도 정기임원 인사'에서 4명의 여성임원에 대한 승진인사가 단행됐으며 이 중 1명의 신규 여성임원이 추가됐다.
현대차(005380)그룹 여성임원으로 조미진 현대차그룹 인재개발원부원장 전무를 비롯해 ▲김효린 현대·기아차 제품UX기획실장 이사 ▲이소영 현대캐피탈 리스크관리실장 이사 ▲강은영 현대카드 CS실장 이사대우 등이 있다.
현대차그룹이 최근 여성 임원을 꾸준히 발탁해온 것은 성별보다는 철저히 성과와 향후 성장 잠재력을 주요 평가 기준으로 삼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그룹은 "성과 중심의 여성임원 승진 인사시행 등 예년의 인사 기조를 안정적으로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정규직과 계약직 등 전체 근로자 중에서 여성비율도 2014년 4.6%, 2015년 4.7%을 기록한 가운데 2016년 9월30일 기준 5%로 증가 추세다.
황지나 한국지엠 부사장(왼쪽)과 미네르바 마티백 한국지엠 CFO. 사진/한국지엠
한국지엠의 경우 2015년·2016년 9명이었던 여성임원이 2017년 11명으로 늘었다.
한국지엠에는 부사장급인 미네르바 마티백 CFO(최고재무책임자)와 황지나 홍보담당 부사장이 있다.
마티백 부사장은 1997년 GM 아시아태평양본부 재무담당으로 첫 발을 디뎠고 싱가포르, 일본, 태국 등을 돌아 현재 한국지엠과 GM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법인의 재무업무도 총괄하고 있다.
황 부사장은 2011년 9월 미국 GM에 합류한 뒤 한국지엠의 홍보담당 임원으로 재직하다 2013년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기업 여성임원으로 구성된 사단법인 WIN(Women In Innovation)의 신임회장으로 취임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팀장급 이상 여성 리더의 수도 2015년·2016년 22명에서 2017년 현재 29명으로 7명 증가했다.
황은영 홍보본부장(왼쪽)과 최숙아 재무본부장(CFO). 사진/르노삼성
르노삼성자동차의 경우 사장 포함 총 10명의 본부장급 임원 중 여성임원으로는 황은영 홍보본부장과 최숙아 재무본부장(CFO)이 있다.
황 홍보본부장은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회사인 플레시먼 힐러드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등 국제 기구 등에서 활동해온 홍보 배태랑이다.
최 CFO는 미국공인회계사이면서 보스턴대학에서 MBA를 마친 재무분야 전문가로 한국인 여성 CFO로는 최초 국내 외국계 자동차회사에 영입됐다.
르노삼성은 여성인력양성 프로그램인 ‘Women@RSM’을 통해 우수한 여성인력의 채용확대와 체계적인 여성인력양성 활동은 물론 대외적으로 다양한 자원봉사활동들을 펼치고 있다.
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자동차 업종상 여성진출비율이 낮지만 최근 여성고객이 늘어나고 섬세한 마케팅 기법이 요구되면서 여성인재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특히 중간 관리자층을 두껍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능력 있는 외부인사를 영입하는데 한계가 있을 뿐만 아니라 사람이 자주 드나들면 직원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능력 있는 여성 중간간부를 양성해 최종적으로는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성은 기자 seba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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