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토마토 김지영기자]지난달 금융보험업의 취업자 수가 11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됐다. 신규채용 축소와 은행권 구조조정에 따른 희망퇴직 증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고용노동부가 13일 발표한 ‘1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금융보험업의 고용보험 피보험자(가입자) 수는 45만9000명으로 지난해 1월보다 2700명, 전월인 지난해 12월보다는 5200명 각각 감소했다. 보험업보다는 은행 등 금융업을 중심으로 큰 폭으로 감소했으며, 상반기 신규채용이 부진할 경우 이 같은 감소세는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일부 시중은행에서 대규모 희망퇴직 신청이 있었다. 남성은 50대가 많고 여성은 30대가 많았다”며 “여성은 육아 목적, 남성은 은행 구조조정에 따른 명예퇴직이 대다수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사례와 비교하면 2014년 금융업 구조조정 때와 비슷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여기에 신규채용 축소도 겹치면서 불황형 취업자 수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제조업 취업자 수도 2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며 부진을 이어갔다. 지난달 제조업 피보험자는 357만5000명으로 지난해 1월보다 1100명 줄었다. 조선업이 포함된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과 피보험자 규모가 가장 큰 전자부품·컴퓨터·통신장비 제조업에서 각각 3만5000명, 1만1500명 감소한 탓이다. 고용부는 “조선업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고, 수출의 취업유발계수가 소비 또는 투자의 유발계수보다 낮은 데다가 제조업 취업유발계수도 낮은 점을 고려할 때 최근 수출 회복에도 고용은 과거와 같은 증가세를 보이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전망했다.
반면 숙박음식업(9.7%),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7.1%), 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5.6%) 등에서는 취업자 수 증가세가 이어졌다.
이 가운데 숙박음식업은 지난해 12월 사업체노동력조사에서 종사자 수가 3만1000명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1월 고용보험 피보험자는 4만7000명 증가했다. 피보험자격 취득·상실신고가 사건 발생일 1개월 뒤에 이뤄지는 점을 고려하면 두 조사는 사실상 시점이 같다. 이는 숙박음식업의 전반적인 고용은 늘었지만, 임시일용직 등 취약계층의 상당수는 일자리를 잃었음을 의미한다.
지난달 18일 서울 중구 KB국민은행에서 시민들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앞서 국민은행은 지난해 말 임금피크제 대상자와 10년 이상 근무한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으며 2800여 명이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뉴시스
세종=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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