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한동안 치솟던 전셋값이 올 들어 한풀 꺾였지만 상승세는 여전한 데다 세입자들의 전셋 진입 장벽은 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8일 부동산114가 1월 한 달간 전국의 아파트 전셋값을 분석한 결과, 올 들어 전셋값은 작년 말에 비해 0.06%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1월의 전셋값 상승률(0.18%)의 3분의 1 수준으로 2012년 1월(-0.03%) 이후로는 5년 만에 최저치다.
특히 KB국민은행 주택가격동향 조사에 따르면 1월 전국(0.04%)의 주택 전세값은 신규공급물량의 증가로 지역별로 증감이 엇갈리는 모습을 보였다.
수도권과 5개광역시는 각각 0.05%씩 전월대비 상승하며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상승폭은 둔화된 한편, 기타지방은 -0.02%로 수요 대비 과잉 공급된 신규물량 영향으로 매물이 적체되며 하락했다.
이에 올해 입주물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전세시장이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는 분석이 대다수지만, 일부에서는 상승폭만 다소 누그러졌을 뿐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달부터 시작되는 본격적인 봄 이사철을 맞아 전세 수요자가 늘어나면서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여기에 서울에서는 올해 재건축 사업이 대거 예정돼 있어 본격적인 집단 이주로 전셋값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서울(0.04%)은 영등포구(0.22%)에서 여의도 업무지구 관련 근로자수요와 함께 신길12구역 이주 결정으로 관련 이주수요가 발생하며 가격이 상승한 반면, 강동구(-0.40%)에서는 지역 내 3500여가구의 대단지 입주물량 영향으로 전세매물이 적체돼 큰 폭으로 하락하며 6개월 연속 하락했다.
인천(0.07%)은 연수구(0.29%)에서 송도국제신도시 입주기업 및 남동공단 관련 근로자수요가 발생하며 상승했고, 계양구(0.09%)에서는 인근 서울 강서권에서 지역 내로 유입되는 서울로의 출퇴근수요가 지속되며 가격이 상승했다.
경기(0.05%)는 성남 분당구(0.24%)에서 신분당선 개통, 판교 테크노밸리 조성 및 삼성물산 판교 이전 등으로 유입되는 전세수요가 증가하며 가격이 상승한 반면, 김포(-0.18%)에서는 계절적 비수기와 4000여가구의 신규입주물량 증가로 전세매물이 적체되며 하락했다.
영등포구 신길동 H공인 관계자는 "서울 전셋값은 이미 오를 대로 오른 상태라 기존의 세입자들에게는 여전히 부담되는 것은 마찬가지"라면서도 "다만 올해 입주물량 폭탄으로 일부지역에서는 전셋값 하락이 일시적으로 발생할수도 있겠다"고 전했다.
서울 강동구 한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뉴시스
원나래 기자 wiing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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