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사드 담화'에 중국주 꿈틀
증권가 "금한령 관련 정부 관심만으로 투심 개선"
2017-01-08 11:08:07 2017-01-08 11:08:07
[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주한미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와 한일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 체결 이후 악화된 한중 관계에 하락세를 그리던 중국 관련주가 지난주 반등의 기미를 나타냈다. 한중 간 사드 관련 담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는 가운데 중국 관련주의 향후 움직임이 주목된다.
 
지난 4일 송영길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 일부는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담화를 통해 사드 배치에 따른 금한령(한류 금지령)을 중단해달라고 요청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정부가 중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사드 배치를 가속화하는 동시에 중국과의 교류 확대를 외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우며, 한한령 등은 정부가 아닌 중국 민간 기업들의 자발적인 조치라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한국 정부의 사드 배치 지연 노력이 선행된다면 중국 역시 상응하는 노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 결정 이후 그 동안 중국 여행객의 방한 제한, 한국행 전세기 운항 금지, 전기차 배터리 보조금에서 한국 기업 제외, 한류스타 출연 금지 등의 보복 조치를 가해왔다. 한일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을 체결한 지난 11월23일 이후 이같은 한한령 혹은 금한령은 한층 강화됐다.  
 
이번 한중간 담화에서 한국의 사드 배치 지연 노력이나 중국 정부의 공식적인 한한령 인정에 대한 내용은 나오지 않았다. 다만 사실상의 성과는 미미했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화장품, 면세점, 엔터, 레저 등 중국 관련주는 상승세를 보였다.
 
그간의 낙폭이 워낙 컸던 만큼 증권가에서는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최근의 주가 반등 기미와 관련,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금한령에 대한 한국 정부의 관심 만으로도 투자 심리 혹은 밸류에이션이 개선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 연구원은 "엔터와 레저의 경우 사드에 따른 규제가 이미 정점에 이른 만큼 추가적인 규제도 제한적일 뿐더러 2017년 실적은 가시성 높은 증익 구간"이라고 강조했다. 주가 측면에서 볼 경우 더 이상 빠지기 어려운 저점인 데다 사드 배치가 만약 지연된다면 실적과 밸류에이션의 동반 상승이 가능해 상승 잠재력이 매우 높다는 의견이다.
 
중국 관련주 중 향후 주가 반등이 기대되는 종목으로는 단기적으로는 로엔(016170)모두투어(080160), 사드 배치가 지연된다는 가정 하에서는 에스엠(041510)하나투어(039130)가 꼽힌다. 한중 담화가 이뤄진 지난 4일부터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6일까지 로엔은 3.6%, 모두투어는 3.1%, 에스엠은 3.5%, 하나투어는 3.9% 상승했다. 
 
김나볏 기자 freenb@etomato.com
 
중국 공산당 고위 관계자들을 만나 사드 배치 결정에 따른 한한령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베이징을 방문한 송영길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지난 4일 왕이 외교부장과 면담을 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중국 외교부 홈페이지.뉴시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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