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대한민국 경제의 길, 코스닥시장
2016-12-21 08:00:00 2016-12-21 08:00:00
최근 우리 경제의 화두는 단연 산업 구조조정이다. 과거 고도성장의 일등공신이었던 조선, 철강, 화학 등 중후장대형 산업이 치열한 경쟁 속에서 더 이상 성장 동력으로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산업 지도가 급변하는 오늘날 더 이상 기존의 산업프레임에 갇힌 시각으로는 경쟁력을 찾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이제는 규모의 시대가 아닌, 창의와 아이디어로 무장한 작고 강한 기업의 육성이 필요하다. 
 
혁신산업 육성의 산실이자 성공한 중소·벤처 인프라로서 코스닥시장이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코스닥시장 발전이 산업구조 재편과 국가경제 발전에 직결된다는 무거운 책임의식 아래, 2017년에도 코스닥시장 활성화를 위하여 다각적인 노력을 경주할 계획이다. 
 
우선, 상장 활성화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다. 코스닥시장은 그간 꾸준한 상장유치 노력으로 IT·CT·BT 등 기술주 비중이 60%에 달하는 차별화된 시장으로 발전했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기업이 코스닥 상장을 기다리고 있는 만큼, 좀 더 다양한 기업이 코스닥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길을 계속 넓힐 예정이다. 다만, 진입 문호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함량 미달 기업의 무분별한 상장이 발생하지 않도록 기술평가 등 정교한 옥석구분 장치를 보완할 계획이다. 
 
둘째, 혁신산업 성장의 장으로서 코스닥의 정체성을 확립해 나갈 것이다. 코스닥시장이 단순히 '소규모 기업의 상장시장'이 아닌, '성장·기술형 기업의 메인보드(Main Board)'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이러한 정체성 확보를 통해 우리 코스닥 기업의 가치가 보다 높게 평가되고, 투자자 역시 그 성장의 과실을 함께 공유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셋째, 코스닥시장 거래 활성화와 수요기반 확충에도 매진하겠다. 코스닥시장은 개인투자자 위주의 편중된 수요 구조로 인해 장기·안정적 자금 유입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코스닥시장에 투자하는 ETF, 파생상품 등 라인업을 확충하고, 기업IR 프로그램도 보다 다양화해 자금의 장기화와 안정적 수요확보에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특히,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 확대를 위하여 제도적 개선 노력을 지속하고 연기금과의 협력 체계도 강화하겠다.
 
넷째, 실효성 있는 투자자보호 정책으로 시장 신뢰를 제고할 것이다. 코스닥시장은 그 간 다양한 투자자보호 정책을 시행했고, 그 결과 공시위반·횡령배임 등 비위행위가 지난 5년간 30% 이상 급감하였다. 하지만, 아직도 시장 신뢰에 대한 우려가 사그라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믿고 투자할 수 있는 코스닥시장이 될 수 있도록 2017년에도 부실기업 퇴출, 공시위반 엄정제재 등 건전화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코넥스시장을 적극 육성하고, 스타트업시장(KSM)과 M&A중개망의 성공적 안착도 지원할 것이다. 스타트업 기업이 KSM과 코넥스시장을 거쳐, 코스닥시장 안착 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의 '상장사다리 체계'를 완비하겠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 코넥스시장과 KSM의 투자저변을 대폭 확대하고 이전상장 기능 강화 등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또한, 벤처 자금의 회수시장 다변화를 목적으로 출범한 M&A 중개망의 조기 안정화에도 만전을 기할 예정이다.
  
세계경제포럼의 창립자인 클라우스 슈밥(Klaus Schwab) 박사는 "전 세계 산업·사회·문화적 르네상스를 불러올 과학기술 대전환기는 시작되었다"며 경제구조 재편의 '골든타임'이 도래하였음을 강조한 바 있다. 혁신산업 육성의 요람인 코스닥시장으로 모든 역량을 집중하여 산업구조 재편의 속도를 높여야 하는 이유이다. 
 
이를 위해서는 거래소 뿐만 아니라, 모든 시장참여자의 지속적인 애정과 관심이 반드시 필요하다. 상장법인은 적극적인 IR 등을 통하여 기업정보 제공에 힘써야 하며, 투자자는 편견을 버리고 코스닥시장을 "가치 투자의 장"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코스닥시장이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정부 당국의 정책적 지원도 절실하다. 
 
실리콘밸리에서 나스닥으로 이어지는 확고한 벤처 성장 루트가 미국의 경제혁신을 이루어 냈듯이, 이제 우리 코스닥시장이 성장·기술형 기업을 위한 성공 루트가 되어 한국 경제 재도약의 견인차가 되길 기대해 본다.
 
김재준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 위원장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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