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투기수요 근절을 위한 정부 차원의 규제 강화와 내년도 경기침체 지속 전망 등의 악재에 암울한 부동산 시장에서 오히려 절호의 투자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지난 6일 저녁 오윤섭 닥터아파트 대표는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에서 열린 '2017년 부동산 시장 전망 세미나'를 통해 "11.3대책이라는 상승장 규제 적용으로 일시적으로 조정을 받고 있지만 그 기간이 길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현 시점이 투자의 기회가 될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최근 국내 분양시장의 현황과 전망은 대체적으로 어두운 편이었다. 강력한 억제책으로 꼽히는 11.3대책에 과잉 열기를 보이던 시장은 빠르게 관망세로 돌아섰고, 규제 직격탄을 맞은 강남일대 일부 아파트들은 빠르게 가격이 하향조정 되고 있다.
여기에 내년 역시 예상되는 낮은 경제성장률에 기반한 실수요 주택구매력 부족과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확대 등의 규제강화 기조 지속, 밀려오는 공급물량 등에 당분간 시장이 활기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오 대표는 현 시점을 오히려 투자기회가 얼마남지 않은 상승장 초기라고 규정했다. 현 정부의 공급방식이 신도시가 아닌 정비사업 위주로 진행되는만큼 서울 공급부족 해소에 시간이 필요하고, 상승장과 하락장이 4년 안팎으로 반복되는 측면에서 봤을 때 일시적 조정 이후 반등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대내외적 변수 증가에 비관론이 짙게 깔리고 있는 부동산시장이 오히려 투자기회가 될 수도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서울 송파구 부동산중개업소에 매물 시세를 알리는 전단지가 붙어있다. 사진/뉴시스
공급과잉도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1~2년치 입주물량이 쌓이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고, 적어도 4년에서 7년정도는 누적돼야 그 후유증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시장의 현상황이 상승기 규제 도입으로 인한 잠시 동안의 정체기인 점을 감안하면 후유증을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특히 내년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이 38만3000가구로 지난 2000년 이후 역대 최대 물량을 기록할 전망이지만, 서울 기준 순공급 및 입주물량이 늘어나는 시기가 2020년쯤으로 전망되는 상화에서 공급과잉으로 인한 투자호재 악화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의견이다.
대외적 최대 변수로 꼽히는 미 대선 이후 금리상승에 대한 부분 역시 과거 사례를 들어 금리인상과 집값 하락을 직접적으로 연관시키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라고 꼬집었다. 예측하지 못한 상태에서 단기간내 큰 폭의 변동이 있을 때는, 불안요소로 작용하지만 금리가 인상된다고 무조건 폭락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 2004년부터 2006년 사이 미국 금리가 1%에서 5.25%로 크게 상승했고, 국내 역시 3.25%에서 4.25%로 1%p 올랐지만, 해당 기간 서울 아파트값은 오히려 19% 상승했다.
그는 내년도 부동산 시장 주요 키워드가 불확실성인만큼 투자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는 있지만 동시에 수급 측면에서의 기회는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정비사업에 초점을 맞춘 정부 공급에 따라 수도권 아파트시장의 모멘텀이 정비사업 속도로 꼽히는만큼 영향권 내 아파트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다.
오 대표는 "11.3대책 이후 부동산 투자 패러다임은 분명히 변했다. 기존처럼 묻지마식 투자보다는 '똘똘한 아파트' 한 두채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며 "정비사업 영향권 내 지은지 10년여가 지난 재고아파트나, 내년말까지 관리처분신청 안정권에 든 재건축 단지, 분양보증과 전매제한 등에서 자유로운 분양권 등을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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