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일가에 일감몰아준 대한항공 …공정위, 과징금 14억원 부과·고발
조양호 회장 아들·딸 회사 지원…조원태 부사장도 고발
2016-11-27 12:00:00 2016-11-27 17:40:44
[세종=뉴스토마토 임은석기자]내부거래를 통해 한진그룹 총수일가에 부당한 이익을 제공한 대한항공이 검찰에 고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대한항공이 계열회사인 싸이버스카이와 유니컨버스와의 내부거래를 통해 총수일가에 부당한 이익을 제공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14억3000만원을 부과했다고 27일 밝혔다. 또한 대한항공과 조원태는 검찰에 고발됐다. 
 
싸이버스카이는 기업집단 한진의 조양호 회장의 자녀인 조현아(대한항공 전 부사장), 조원태(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대한항공 전무) 3명이 각 33.3%씩 총 100%의 주식을 보유하던 업체로 기내면세품 판매업무보조 등 대한항공 기내에서 상품 판매와 연관된 사업을 했다. 유니컨버스는 조 회장과 자녀 3인이 주식의 90%를 보유하던 회사로 한진 계열사들로부터 위탁받은 콜센터 운영과 네트워크 설비 구축 등의 일을 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싸이버스카이에 기내면세품의 구매 예약 웹사이트의 운영을 맡기면서 인터넷 광고와 관련된 대부분의 업무를 자신이 수행했지만 수익을 전부 싸이버스카이가 갖도록 했다. 싸이버스카이가 통신판매하는 한우, 닭, 파프리카 등 '제동목장 상품'과 '제주워터'에 대해 받기로 한 판매수수료(판매금액의 15%)도 면제해 주었다. 또한 판매수수료를 받지 못하면서도 기내에서 승무원 등을 통해 상품에 대한 홍보활동을 해주고 싸이버스카이를 통해 구매해 오던 판촉물의 마진율을 2013년 5월부터 이유없이 3배 가량 올려줬다. 
 
대한항공은 2009년 유니컨버스에게 콜센터 운영 업무를 맡기면서 시스템 장비에 대한 시설사용료와 유지보수비를 과다하게 지급하는 방법으로 부당한 이익을 제공하기도 했다. 유니컨버스가 콜센터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통신사업자로부터 시스템장비를 무상으로 제공받았는데 대한항공이 해당 시스템 장비에 대한 시설사용료와 유지보수비를 계속 지급한 것이다. 
 
이와 함께 공정위는 대한항공과 함께 지원객체인 싸이버스카이와 유니컨버스도 법 위반행위를 했다고 판단했다. 이들 업체가 대한항공과의 거래조건이 정상적인 경우보다 자신에게 상당히 유리하다는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거래를 계속했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대한항공과 2개 계열사의 법 위반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대한항공 7억1500만원, 싸이버스카이 1억300만원, 유니컨버스 6억1200만원 등 총 14억3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또한 대한항공과 대한항공 콜센터 담당부서 임원이라는 개인의 직위를 이용해 내부거래를 하도록 한 조원태 부사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박종배 시장감시국 제조업감시과장은 "이번 조치는 2015년 본격 시행된 사익편취행위 금지 규정을 적용해 부당한 부의 이전을 차단하고 이를 제재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며 "향후 대기업 집단 소속 회사가 경제적 부를 총수일가 개인에게 부당하게 귀속시키는 내부거래 관행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대한항공이 계열회사인 싸이버스카이와 유니컨버스와의 내부거래를 통해 총수일가에 부당한 이익을 제공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14억3000만원을 부과했다고 27일 밝혔다. 또한 대한항공과 조원태는 검찰에 고발했다. 사진/뉴시스
 
세종=임은석 기자 fedor0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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