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베링거·사노피 기업결합 자산 매각 명령
"동물의약품 분야 기업결합 시정조치 첫 사례"
2016-11-23 13:50:15 2016-11-23 13:50:15
[세종=뉴스토마토 임은석기자]공정거래위원회는 베링거인겔하임의 사노피 동물의약품 사업부 인수 신청이 일부 양돈용 백신과 애완견 항염증제 시장에서 경쟁 제한이 우려된다고 보고 두 곳 중 한 곳의 국내 판매 관련 자산을 모두 매각하라고 명령했다고 23일 밝혔다.
 
베링거인겔하임과 사노피는 인체용·동물용 의약품을 생산하는 글로벌 제약사로 각각 독일과 프랑스에 본사를 두고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베링거인겔하임은 지난 6월26일 사노피의 동물의약품 사업부를 양수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고 7월 공정위에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기업결합에 대한 심의결과 공정위는 6개의 기업결합 관련 시장 중 양돈용 써코바이러스 백신 시장, 애완견 경구용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 시장 등 2곳에서 경쟁 제한 효과가 나타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써코바이러스는 돼지 폐렴과 설사 등을 일으켜 폐사에 이르게 하는 만성 소모성 질환이다.
 
현재 베링거인겔하임과 사노피의 양돈용 써코바이러스 백신 시장 점유율은 각각 81.5%, 4.4%로 기업결합 이후에는 시장점유율이 85.9%까지 올라가게 된다.
 
기업결합 후 시장점유율 합계가 50% 이상이고, 2위 사업자와의 시장점유율 차이가 결합회사 시장점유율 합계의 25% 이상일 때 공정거래법상 경쟁제한성 추정 요건에 해당된다.
 
애완견 경구용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 시장에서도 양사 각각 30% 수준이었던 시장 점유율이 기업결합 이후에는 66.69%까지 치솟았다.
 
또 기업결합 이후에 10% 이상의 시장을 점유한 경쟁사업자가 3개에서 2개로 줄어드는 등 독과점 우려도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이같은 이유로 기업결합 이후 양사 중 한 곳은 양돈용 써코바이러스 백신, 애완견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의 국내 판매와 관련한 자산을 6개월 이내 매각할 것을 명령했다.
 
다만, 결합 당사회사의 동물의약품 관련 제조설비는 모두 해외에 위치하고 있고, 해외시장에서는 경쟁제한 우려가 없는 경우도 있어 제조설비 대신 국내 판매 관련 자산에 대해서만 매각조치를 부과했다.
 
이와 함께 백신 생산을 위해 필요한 지식재산권 등을 판매 자산을 매입한 상대방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판매 자산을 매입한 상대방이 요청하면 결합회사는 2년 동안 직전 연도 국내 평균 공급가격에 글로벌 시장 평균 인상률을 반영한 가격 이하로 완제품을 공급하도록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시정조치는 동물의약품 분야의 기업결합에 대해 시정조치를 부과한 최초의 사례"라며 "다국적 제약회사 간 기업결합에 대해 구조적 조치와 행태적 조치를 적절히 조합한 시정조치를 부과해 경쟁제한 우려를 근본적으로 해소했다"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베링거인겔하임의 사노피 동물의약품 사업부 인수 신청이 일부 양돈용 백신과 애완견 항염증제 시장에서 경쟁 제한이 우려된다고 보고 두 곳 중 한 곳의 국내 판매 관련 자산을 모두 매각하라고 명령했다고 23일 밝혔다. 사진/뉴스토마토
 
세종=임은석 기자 fedor0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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