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2~3년 안에 커피믹스 시장 점유율 두자릿수를 점하겠다."
농심(004370)이 지난 2013년 '강글리오' 커피믹스 제품을 선보이며 야심차게 밝혔던 포부다. 그러나 3년여가 흐른 지금 농심이 출사표를 던졌던 커피믹스 사업은 빛도 보지 못한 채 시장에서 사실상 철수되는 분위기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의 강글리오 커피는 이미 지난해부터 주요 대형마트 등에 입점 중단이 시작됐으며 트렌드에 민감한 주요 편의점에서도 판매실적이 신통치 않아 사실상 발주가 중단된 상태다.
강글리오는 모유, 녹용 등에 있는 신체기능유지 활성물질인 강글리오사이드 성분이 들어간 커피믹스를 표방하며 시장에 첫 선을 보인 제품이다. 커피를 단순한 음료가 아닌 기능성 제품군에 포함시키는 차별화 전략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것이 농심의 전략이었지만 시장의 벽은 높았다.
강글리오 커피의 시장 철수는 이미 지난해부터 감지됐지만 농심은 시장 철수설에 대해 극구 부인했다. 그러면서 "하반기 대대적인 리뉴얼을 통한 새로운 컨셉트의 제품을 내부 검토중에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당초 목표로 한 리뉴얼 시점도 이미 해를 넘겨 1년이 다 되어가는 상황이다. 이에 업계 안팎에선 강글리오가 출시 이후 매출 부진을 거듭하며 결국 퇴출 수순을 밟는 것으로 보고 있다.
농심이 최근 '라면'과 '생수'시장의 경쟁이 심화되며 마케팅비를 쏟아 붓고 있다는 점도 커피시장 재공략을 위한 마케팅 여력에 걸림돌이 됐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농심은 2분기와 상반기기준 전년 동기대비 마케팅비용이 각각 33%, 30.5% 상승해 식품업계 중 마케팅비가 가장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1조원 아래까지 시장규모가 줄어들며 내리막길을 걷는 커피믹스 시장에 진출한 것이 패착이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커피 트렌드가 컵커피, 병커피, 캔커피 등과 스틱형 인스턴트 원두커피, 캡슐커피 등으로 다양화 되고 있는데 위축되고 있는 커피믹스 시장에서 차별화만으로 승부하긴 애초에 무리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농심측은 아직까지도 '강글리오'의 시장 철수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더 나은 시장성 있는 제품 리뉴얼을 아직 검토 중이고 딱 잘라서 언제가 될 지는 말씀드리긴 어렵다"며 지난해와 같은 입장을 되풀이했다.
(사진제공=농심)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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