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용현기자] 주변지역 택지지구 입주물량 증가에 따라 서울 송파구 등에서 나타났던 역전세난이 주변지역까지 확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역전세난 원인이었던 위례와 하남 등으로 저렴한 전셋집을 찾는 수요가 몰리며 물건이 크게 줄고, 가격도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가을 이사철까지 다가와 당분간 전세가격은 오히려 더 오를 것이란 전망이다.
24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서울 송파구 아파트 전세가격은 0.03% 떨어졌다. 여전히 전세 약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직전 2주 동안 각각 0.11%씩 하락했던 점을 감안하면 낙폭이 크게 줄었다.
이 일대 전셋값 하락세가 주춤해지고 있는 것은 위례신도시나 하남 미사강변도시 전셋값이 크게 오른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위례와 미사의 경우 강남 생활권에 속하면서 수요자들로부터 인기가 높지만 2~3년 전 한꺼번에 쏟아진 분양물량이 본격적인 입주에 들어가면서 전셋값 약세가 이어졌다. 하지만 최근 전세 수요자들이 몰려 전세물건이 소진되면서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
미사강변도시 28단지 84.98㎡는 지난 6월 2억8000만원 선에서 거래됐지만 이달에는 이보다 4000만원이 오른 3억2000만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또 위례신도시 힐스테이트송파위례도 1~2개월 전 4억5000만원 수준이던 101.8㎡ 전세가 최근 5억원에 거래됐다.
위례와 미사 전세물건이 빠르게 소진되고, 가격이 오르면서 서울 송파구 등에서 나타나던 역전세난도 점차 사그러드는 모습이다. 사진/뉴스1
가을 이사철까지 겹치면서 전세가격은 당분간 계속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미사강변도시 P부동산 관계자는 "계속되는 입주에 인구가 늘면서 자연스럽게 상가 등도 빠르게 들어서고 있어 전세로 들어오려는 세입자들이 늘고 있다"며 "요즘은 전세를 내놓기 위해 부동산을 찾는 집주인보다 전세를 구하려는 사람이 더 많은 상황이어서 가격은 더 오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입주물량 역시 이미 정점을 찍어 공급량 증가에 따른 가격 약세를 기대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미사강변도시 입주물량은 올해 1만5000여가구에 달했지만 내년에는 4700가구, 2018년 7600가구, 2019년 2300가구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남영우 나사렛대학교 교수는 "1~2개월 사이에 1000가구 넘는 대단지들이 일시에 입주를 할 경우 국지적으로 주변 전셋값이 떨어질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서울은 재개발·재건축 멸실가구도 이어지고 있어 전셋값이 하락하기는 힘들고, 국지적 역전세가 서울 전역으로 확산되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서울보다는 오히려 입주물량이 많은 대규모 택지지구 인근 구도심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팀장은 "새아파트 선호현상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고, 도로망이나 교육, 생활편의시설 등이 체계적으로 갖춰진 신도시 입성을 희망하는 수요가 많아 입주가 이어지는 주변 노후 단지들의 가격하락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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