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게임시장, 안방 내줬다…뒤숭숭한 게임산업
'롤'과 '오버워치'가 국내시장 점유율 60% 가까이 차지
2016-07-15 06:00:00 2016-07-15 06:00:00
[뉴스토마토 김종훈기자] 한국 게임시장이 외국산 게임에 안방을 내주며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라이엇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LoL)'와 블리자드의 '오버워치'가 국내 PC방 온라인게임의 60% 가까이를 차지하면서 1, 2위 자리를 고스란히 내줬다.
 
블리자드의 PC온라인게임 '오버워치'. 새로운 캐릭터 '아나'가 추가됐다. 사진/블리자드
 
국내 게임사들의 기존의 대작을 업데이트 하거나 키워서 안정적인 지위를 확보하려고 안주하는 사이 새로운 콘텐츠로 무장한 외산 게임이 안방을 처들어온 것이다.
 
순위권에 진입하지 않았지만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한 모바일게임 '포켓몬 고'도 폭발적인 인기를 이어가고 있어 국내 게임업계는 더욱 설자리를 잃어 가는 모습이다. 글로벌 IT 업체는 앞다퉈 신기술을 내놓고 있지만 게임 강국이라 자부하던 국내에서는 AR 기술을 활용한 게임 개발이 드물어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고 있다. 게다가 게임 산업을 규제하려는 등 정부 정책의 부재도 게임산업을 위기로 내몰았다는 비판을 피해가기 어려워 보인다.
 
14일 PC방 게임전문 리서치 사이트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오버워치는 13일 기준 게임사용량 기준 점유율에서 33.19%로 1위를 차지했고 롤은 23.18%를 기록해 두 게임만으로 56.37%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반면 점유율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린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국산 게임 메이플스토리, 서든어택, 던전앤파이터, 리니지, 블레이드 앤 소울 등의 점유율은 다 합쳐도 1위 오버워치의 점유율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갈수록 영향력이 줄어드는 모습이다.
 
출시된 지 한달을 넘긴 1인칭 슈팅게임(FPS) 오버워치는 상대적으로 대접받지 못했던 총싸움게임의 붐을 조성하며 초반 시장 공략에 대성공을 거뒀다. 이에 맞서 넥슨이 새로운 콘텐츠로 무장한 서든어택2를 선보였지만 시장의 반응은 예상밖으로 인기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우선 오버워치와 장르가 겹친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게다가 '서든어택1'에서 이사하지 않은 유저 등 냉랭한 이유는 여러가지다.
 
업계는 최근 온라인게임 기근에 시달리고 있다. 대형사들이 모바일게임 사업 비중을 늘리며 제작 편수 자체도 줄어들고 있다.
 
2016년 현재 국내에서 온라인게임을 제작 중인 업체는 넥슨, 엔씨소프트, 스마일게이트 등 일부 대형회사들만 남았다.
 
신작은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하는 ‘검은사막’이 올 상반기 북미와 유럽에서 흥행하며 불씨를 살리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온라인게임이 침체기를 겪고 있는 것은 게임사들의 개발 보다는 기존 게임으로 점유율 지키기에 급급한 차원이 있다”며 “MMORG와 같은 특정장르에만 집착한 것과 유료화에 연연하다 유저를 떠나보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도 “국내 게임사들은 기존 게임 업데이트와 유료화 등으로 수익만 키우려는 데 집착 하는 것 같다”며 “결국 게임을 하는 사람들에게 외면 받기 시작하면 추락하는 데는 날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자본에 경영권 잠식 우려도 크다. 한국 게임사들이 중국 거대자본에 지분을 넘겨주는 사례도 잇따르면서 중국기업들의 경영권 간섭 우려와 ‘손안대고 코푸는’ 중국기업이 늘어나고 있는 것 또한 문제로 지적된다. 탄탄한 내수시장을 발판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게임업체들은 최근 몇년간 공격적으로 국내 게임사 지분을 사들이고 있다. 중국 최대 게임 유통사인 텐센트는 넷마블게임즈 지분 25%, 네시삼십삼분 지분 24%, 파티게임즈 지분 14%를 이미 확보한 상태다. 텐센트는 게임 플랫폼으로 자리잡은 카카오의 지분도 9% 보유하고 있다/
 
게임사 관계자는 "중국 기업들이 한국 게임사에 지분 투자만 하던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아예 회사를 사들이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며 "그만큼 종속되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어 한국 게임사들의 설자리가 점차 줄어드는 것을 막을 특단의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종훈 기자 f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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