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결정 방식 이대로는 안돼"
우원식 의원 "국회가 결정해야"…현 제도는 결국 '정부 뜻대로'
2016-07-05 15:38:09 2016-07-05 15:38:09
[뉴스토마토 최한영기자] 2017년도 최저임금 인상폭을 놓고 동결을 주장하는 경영계와 시간당 1만원 인상안을 내건 노동계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는 가운데 현행 최저임금위원회(위원회)를 통한 결정방식을 개선하자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저임금 논의시 국제노동기구(ILO)의 권고대로 노동자와 가족의 생계비를 고려한 권고안을 고용노동부가 작성하고 국회에서 결정하는 방식으로 변경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는 노동계와 경영계, 정부 추천 공익위원 각 9인이 참여하는 27명의 위원회가 최저임금 관련 사항을 심의·의결하고 있다. 우 의원은 “현행 제도는 심의 과정에서 노·사의 의견이 대립하면 어느 한쪽이 출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의결이 이뤄지는 문제 등이 있다”며 “직접적 이해당사자의 참여·협상보다 정부측 공익위원들의 의사에 따라 결정되기 쉬운 구조”라고 비판했다.
 
노동조합 조직률과 단체협약률이 각각 9.9%, 10%에 불과한 상황에서 노동계가 사용자측과 균형있는 협상을 하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도 했다. 최저임금에 직접 영향을 받는 일용직·아르바이트 노동자의 노조 참여가 제한되고 의견을 반영하기 어렵기 때문에 국회가 최저임금을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민주 을지로위원회에 따르면 한국과 같이 노조 조직률이 낮은 미국·캐나다 등은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서 의회의 심의를 거치도록 하고 있다. 우 의원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최저임금 국회결정법’을 대표 발의했다.
 
현행 최저임금 결정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은 야당을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국민의당 김성식 정책위의장은 지난달 12일 “최저임금법은 근로자의 생계비와 유사 근로자의 임금, 노동생산성·소득분배율 등을 고려해 최저임금을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과거 사례를 볼 때 이러한 기준이 제대로 적용되지 못해왔다”고 지적했다. 이명박 정부 5년간 최저임금 평균 상승률이 5.22%에 그쳤던 것도 산정기준 중 하나인 소득분배율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김 의장은 최저임금 산정 기준을 명확하고 일관성 있게 적용하는 방식으로 위원회 운영 방식이 개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총선 과정에서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오는 2020년까지, 정의당은 2019년까지 최저임금을 시간당 1만원으로 인상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은 바 있다. 새누리당은 세제 혜택 등을 통해 오는 2020년까지 최저임금 9000원에 준하는 효과를 내겠다고 공약했지만 최저임금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후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최저임금 결정 법정 시한(지난달 28일)이 1주일 경과한 5일, 위원회는 합의안 도출을 시도했지만 노동계와 경영계의 입장차에 가로막혀 성과를 내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가운데)이 5일 국회에서 최저임금 국회 결정법 발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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