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30대그룹 산하 46개 공익법인 60% 이상이 지난해 사업비를 줄이거나 지출은 전혀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예산을 출연하는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된 데다, 재단 자체 수입도 감소했기 때문이다.
CEO스코어가 15일 교육 목적 재단을 제외한 30대그룹 46개 비영리 공익법인의 최근 2년간 공익사업 실적을 비교 분석한 결과, 지난해 순수 공익사업 지출액은 279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4.1%(120억원) 감소했다.
우선 총수입이 3조7640억원으로 전년 대비 6.2%(2490억원) 줄면서 공익사업이 위축됐다. 그룹 계열사 내부 출연 기부금과 공익법인 수익 90%가량을 차지하는 병원·카페·미술관·상품판매·임대료 등 자체 사업 매출 모두 줄었다. 지난해 출연 기부금과 자체 사업 매출은 각각 1.7%(60억원), 8.4%(3000억원) 감소했다.
46개 공익법인 중 지난해 사업비를 줄인 곳은 25곳이었으며, 4곳은 공익활동에 단 한 푼도 지출하지 않았다. 공익사업비를 줄이거나 쓰지 않은 곳이 전체의 63%에 달했다.
이중 공익사업비를 가장 많이 줄인 곳은 롯데장학재단으로 2014년 145억원에서 52억원으로 64.3% 삭감했다. 2014년 롯데장학재단이 롯데복지재단에 출연했던 기부금 100억원을 지난해에는 한 푼도 집행하지 않았다. 대신 롯데장학재단은 롯데복지재단에 80억원 규모의 금융자산을 이전했는데, 이는 공익사업비에 포함되지 않았다. 두 재단 모두 롯데 일가인 신영자씨가 대표를 맡고 있다.
감소액 2위는 산업과학기술 진흥 목적으로 포스코가 100% 출연해 설립한 포항산업과학연구원으로, 2014년 336억원에서 지난해 246억원으로 26.9% 줄었다. SK의 행복나눔재단이 150억원에서 92억원으로 38.6% 감소했고, 삼성복지재단, 아산사회복지재단도 각각 사업비를 57억원, 23억원 삭감했다.
반면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은 공익사업비가 97억원에서 195억원으로 100억원 가까이 늘었고, LG연암문화재단, 포스코1퍼센트나눔재단 등도 30억원 이상 늘었다.
지난해 공익사업비 지출이 가장 많았던 곳은 삼성복지재단으로 400억원의 총수입 중 270억원(67.1%)을 공익활동에 사용했다. 다음으로 포항산업과학연구원(246억원),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195억원), LG연암문화재단(176억원), 아산사회복지재단(173억원), 현대차정몽구재단(167억원), 한국고등교육재단(152억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총수입 대비 공익사업비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하림재단으로 무려 523%를 기록했다. KT&G장학재단과 에쓰오일울산복지재단, 우정교육문화재단(부영) 등도 최대 123%로 총수입보다 공익사업 지출액이 컸다. 30대그룹 공익법인의 공익사업비 비중은 7.4%였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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