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화질전쟁'…퀀텀닷 대 올레드 '정면대결'
55형 커브드 SUHD TV vs 울트라 올레드 TV '최종 승자는?'
2016-06-14 10:00:00 2016-06-14 10:38:07
삼성과 LG는 반세기를 이어온 전통적 라이벌이다. 한때 사돈까지 맺으며 돈독한 사이로 발전했지만, 삼성이 LG가 영위하고 있던 전자사업에 진출하면서 관계가 틀어졌다. 이후 양사는 최근 '세탁기 전쟁'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신경전을 펼치며 서로를 견제했다. 이는 자존심을 건 치열한 기술경쟁으로 이어져, 두 기업 모두 글로벌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하는 원동력이 됐다. 앙숙과도 같은 양사의 경쟁은 올해도 뜨겁다. 그 중심에 가전의 꽃으로 불리는 TV를 비롯해 에어컨, 냉장고가 있다.
 
[뉴스토마토 이재영기자]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가 TV 화질을 놓고 한바탕 설전을 벌이고 있다. 크기 경쟁에 이은 화질 전쟁이다. 화질 논란의 촉발은 UHD TV다. LG가 수년전 해외 대형 전시회에서 UHD TV를 전면에 내세우자, 삼성은 곧바로 "콘텐츠의 한계"를 지적하며 응수했다. 하지만 이듬해 삼성은 같은 장소에서 UHD TV로 전시장을 꾸미며 전략의 실패를 자인했다. 양사 모두 "궁극의 TV"로 극찬하며 출시 경쟁을 벌였던 올레드 TV에서도 삼성은 한발 물러선다. 삼성은 생산방식(RGB)을 고집한 끝에 수율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고, 이는 퀀텀닷으로의 전환을 이끌게 된다. 반면 LG는 그룹 차원에서 올레드를 밀고 있다. 올레드와 퀀텀닷의 대결이다. 
 
 
이는 주력제품 간 차이로 이어졌다. 55형 기준으로 양사 최신형 프리미엄 TV인 커브드 SUHD TV(모델명 55KS9500)와 울트라 OLED TV(OLED55E6)를 직접 비교해보면, 자존심 섞인 설전과 달리 화질은 어느 쪽의 우위가 불분명해 보인다. 제조사가 내세우는 차이는 있지만 그조차도 시각적으로는 아주 미세해 소비자는 다분히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 심지어 외부 전문기관도 화질에 대해선 주관적 평가를 내린다. 55KS9500과 OLED55E6은 각각 퀀텀닷과 올레드로 구분된다. 삼성전자는 "대형 패널에서 퀀텀닷이 올레드보다 경쟁력 있고 우세한 기술"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LG전자는 "LCD는 LCD일 뿐"이라고 맞받아쳤다.
 
올레드와 퀀텀닷은 모두 자연에 가까운 색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최대 강점이다. 실제와 얼마나 가까운지 측정한 값인 색재현율을 보면, 기존 LCD가 70% 정도라면 퀀텀닷은 올레드와 비슷한 110~120%를 구현한다. 밝고 어두운 정도의 비율인 명암비의 경우, 올레드는 자체적으로 빛을 내는 유기발광소자를 구동시키지 않음으로써 빛이 없는 완벽한 블랙이 구현된다. 퀀텀닷은 기존 LCD에 퀀텀닷 필름을 부착한 것으로 기본적으로 백라이트유닛을 쓴다. 블랙 표현의 경우, 백라이트유닛이 켜진 상태에서 빛을 차단하다 보니 빛샘현상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기술적(로컬디밍 등) 보완이 가능해 사실상 올레드와의 큰 차이는 없다.
 
두 제품은 모두 화질을 개선시키는 HDR 기술을 쓴다. HDR은 실제 장면과 흡사한 영상을 화면에 구현하는 기술로, 색감과 밝기를 나타낸다. 55KS9500은 'HDR 1000', OLED55E6은 '퍼펙트HDR'로 서로 다른 표준기술을 추구하고 있다. 양쪽 모두 UHD얼라이언스의 프리미엄 HDR 규격인 '울트라 HD 프리미엄'으로 인정받았다. UHD얼라이언스는 세계 TV업체와 영상 콘텐츠 제작사들이 UHD 규격을 정하기 위해 결성한 연합체다.
 
올레드와 퀀텀닷도 단점이 있지만 제조과정에서 해결되는 부분이다. 보정기술에 따른 비용문제가 제조사에겐 발생할 수 있어도 소비자가 비용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올레드는 수명문제나 장기간 동일 화면이 노출될 시 색이 변하는 문제 등이 업계에서 지적됐었다. 이병철 LG전자 상무는 이에 대해 "하루 10시간씩 30년간 시청해도 된다"며 일축했다. 퀀텀닷도 일각에서 휘도(광원의 단위 면적당 밝기)가 떨어질 수 있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이 또한 제조과정에서 해결돼 완성품엔 문제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디자인은 곡면과 평면으로 나뉜다. 55KS9500은 커브드 TV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TV에 모두 커브드 패널을 적용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OLED55E6는 평면이지만, LG전자는 커브드 TV도 만들며 소비자 선택권을 넓히고 있다. 커브드 디자인은 몰입감을 높여주지만, 소비자의 호불호가 갈린다는 시각도 있다. 미국 IT전문 평가매체 리뷰드닷컴은 "커브드 TV를 정면에서 보면 몰입감을 느낄 수 있지만, 정면에서 벗어난 다른 장소에서 보면 화면이 비치거나 잘 안 보일 수 있다"고 했다. 55KS9500의 경우 외부의 빛과 반사를 줄여주는 눈부심 방지 패널을 새롭게 적용했다.
 
두께는 올레드TV가 백라이트유닛이 없어 기본적으로 한발 앞선다. 그런데 삼성전자도 기술 향상으로 퀀텀닷 TV의 두께를 획기적으로 줄였다. 55KS9500과 OLED55E6, 둘 다 가장 얇은 부분의 두께가 3mm대에 불과하다. 55KS9500은 스크린 가장자리의 검정석 테두리 베젤이 없는 '베젤리스 디자인'도 특징이다. 시선이 분산되지 않아 화면이 커 보이는 효과가 있다. OLED55E6는 후면에 투명한 리얼글라스 '사파이어 커버 디자인'을 적용해 세련된 이미지를 강조했다.
 
두 제품은 모두 스마트 기능을 탑재했다. 55KS9500은 '스마트 뷰' 기능으로 모바일이나 PC에 저장된 동영상, 사진, 음악 콘텐츠를 TV 화면으로 감상할 수 있다. OLED55E6도 '웹OS 3.0'으로 '매직 줌'이나 '매직 모바일 커넥션' 등의 기능을 지원한다.
 
다만, 가격은 올레드 TV의 여전한 과제다. 퀀텀닷 TV도 일반 LCD TV보다는 비싸지만 올레드 TV보다는 제조공정이 비교적 단순해 가격경쟁력이 있다. 55KS9500와 OLED55E6의 출고가는 각각 459만원, 520만원이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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